정봉주 "옥중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가슴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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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권스 회원이 정봉주의 서신이라며 올린 사진

"제가 감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합니까. 어쩜 이렇게 배려심이 없나 섭섭할 때가 있어요."

인터넷 인기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이른바 `비키니 인증샷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수감 중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서신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7일 정 전 의원의 팬 카페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의 한 회원은 "(정봉주) 의원님께 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옥중 서신 사진을 공개했다. 이 네티즌이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최근 들어 손편지며 e-메일이며 부쩍 많이 보내주시네요. 많은 위안도 되고 격려도 되네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또 "많은 분들이 감옥 생활을 잘 모릅니다. 2평도 되지 않는 독방에 산다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하고 무슨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낭만적으로만 생각합니다"라며 "정봉주가 꽤 당당하고 긍정적이다 보니 불의의 권력과 맞선 의로운 정치인이라는 낭만적 이상향(형)만 생각하지요. 그러다 보니 감옥 생활에 악영향을 주는 편지도 적지 않죠. 예를 들면 최근의 비키니 사건입니다"라며 일련의 논란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우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나꼼수가 사과할 때까지 가만있지 않겠다’(중략) 이런 편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보내면 어떡하라고요? 제가 감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합니까. 마치 모든 것을 지휘하듯이 영화에서처럼 멋지게 `원샷`으로 정리할 수 있나요?"라고 했다.

수감 생활이 녹록하지 않은 듯 그는 현재의 상황을 상세히 적어 내려갔다. "하루에도 불안감과 안정감이 수십 번씩 가슴에 오가는 아주 힘든 적응의 싸움을 하고 있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미안하니깐 `그냥 잘 있다`하는 것이지요” “총선 하나 보고 지난 4년을 참아왔는데 어떻게 도인처럼 허허 웃으며 앉아 있겠나요. 하루하루가 초조함의 연속인데요" 등 고통을 호소했다.

민주통합당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은 언론에다가만 떠들면서 자기들 `광`만 팔고 있지. 실제로 `정봉주법`을 통과시킬 의지가 전혀 없어서 한나라당이 비웃고 앉아 있죠"라고 적었다.

또 "이런 사람한테 비키니 사건 책임지고 처리하라고 하면 제가 무슨 전지전능한 초능력자도 아니고 어쩜들 이렇게 배려심이 없나 하고 섭섭할 때가 있어요"라며 "찢어지는 감정의 아픔에 중3, 초6 아들 딸 면회도 못하고 편지도 못 받는 이 정서의 낭떠러지에 서 있는 사람에게 요구들이 너무 많네요"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우주를 품고 있는 21세기 Loser 정봉주 2.5`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미권스 회원들은 "정말 정 전 의원이 보낸 편지가 맞냐"고 놀라워하면서 "(비키니 사건 책임지라는 편지는) 정신 나간 사람이 보냈을 것이다. 진정한 미권스 회원이 보냈을 것이라 믿고 싶지 않다" 등의 응원 댓글을 달았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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