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객 유치 최대 관건은 '개인정보 보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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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을 이용하지 않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61%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이유로 들고 프라이버시 옹호자들은 계속 저항하는 가운데, 인터넷 소매업체의 프라이버시 관행이 다시금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 프라이버시 정상회담(Global Privacy Summit)에서 발표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전자상거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조사대상자 800명 가운데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61% 이상이 프라이버시와 보안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프라이버시 서비스 제공업체인 프리비스타(Privista)와 함께 이번 조사를 후원했던 프라이버시 카운슬(Privacy Council) CEO인 개리 클레이튼은 “기업들은 프라이버시를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의 일종으로 여기고 있지만 프라이버시는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하나의 절차”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결과, 소비자들의 46%가 자신의 정보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것이 업체와 고객간의 신뢰를 구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밖의 고려사항들로는, 만족도 보장이 39%, 불만처리를 위한 고객 서비스가 34%, 우대고객을 위한 할인 및 서비스가 19%를 차지했다.

프라이버시 정책 공개

조사 대상자의 84%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웹사이트의 프라이버시 정책을 공지받는 것을 원했지만,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메리칸그리팅즈닷컴(AmericanGreetings.com)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의 프라이버시 정책들은 그런 식으로 쉬운 언어로 공개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세계 프라이버시 정상회담의 일부 연설자들도 이런 현실에 공감했다. 5대 감사회사 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의 파트너인 래리 폰맨은 패널 토론회에서 "프라이버시 정책들은 제대로 읽혀지지 않고 있다. 나 자신도 우리의 정책이 뭐라고 돼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BBB 온라인(Better Business Bureau Online)의 프라이버시 프로그램 담당 이사인 개리 레이든 역시 오늘날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프라이버시 진술서로는 충분치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이른바 가독성(readability)이라는 이슈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준 이번 조사는, 시민의 최대 관심사를 진심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프라이버시 옹호자들이 업계를 비난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다.

비난받는 아마존닷컴

지난 13일 개인 프라이버시를 옹호하는 2개 단체가 아마존닷컴과의 관계를 끊어버렸다. 지난 주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닷컴이, 회사가 매각될 경우 고객 데이터를 양도할 수 있도록 자체 프라이버시 정책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EPIC(Electronic Privacy Information Center)와 정크버스터즈(Junkbusters)는 이런 조치에 대한 승인하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아마존닷컴 회원사 프로그램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PIC의 마크 로텐버그 전무이사는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한 서한에서 “아마존이 제 3자에게 고객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을 더 이상 보장할 수 없다고 발표한데다, 아마존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법적, 기술적 수단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아마존과의 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여론조사 기업인 패브리지오 맥로린 앤 어소시에이츠(Fabrizio McLaughlin & Associates)의 부사장이며 이번 조사 보고서 작성자인 로버트 모런은 “이런 문제를 이슈화시키는 일은 업계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시인했다.

소비자들의 명백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모런이 이번 조사로 알게 된 것은 소비자들이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전반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프라이버시 조치에 평균 B 등급을 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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