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2년 만에 우승컵 키스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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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2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HSBC 챔피언십 2라운드 첫 번째 홀에서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아부다비 AP=연합뉴스]

두 거인이 막대기를 휘두를 때마다 사막에 쇳소리가 울려퍼졌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와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의 티샷은 미사일처럼 사막을 날아갔다. 30야드 정도 뒤에 처진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35·잉글랜드)가 외로워 보였다.

 우즈가 2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골프장에서 벌어진 유러피언투어 HSBC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5언더파로 선두 토뵈른 올센(덴마크)에게 2타 차 공동 4위다. 2009년 말 호주에서 우승 직후 스캔들이 터지는 바람에 깊은 침체에 빠졌던 우즈는 2년여 만에 첫 정규대회 챔피언을 노리게 됐다.

 매킬로이도 뒤지지 않았다. 우즈와 이틀 내내 동반 경기한 그는 더블보기 2개와 보기 2개를 했지만 버디 6개를 잡아내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중간합계 5언더파로 우즈와 동타다. 황제로 복원을 바라는 우즈와 새로운 황제를 꿈꾸는 매킬로이는 첫 대결부터 제대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매킬로이는 전반 기복이 심한 경기를 했다. 전반이 끝났을 때 우즈와 매킬로이는 똑같이 3언더파였다. 매킬로이가 먼저 불을 뿜었다. 파 5인 10번 홀에서 대포알 같은 티샷을 때린 후 버디를 잡아 한 발 앞서갔다. 그러자 우즈는 11번과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역전에 성공했다. 179야드짜리 파3인 12번 홀에서 핀 70㎝에 붙여 잡아낸 버디가 백미였다. 매킬로이는 한 홀을 쉰 후 14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역시 핀 70㎝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 균형을 맞췄다.

 두 선수는 경기 후 웃으며 악수를 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매킬로이는 “지난겨울 몸을 튼튼하게 만들었다”면서 “오늘 실수가 있었지만 침착하게 경기하면 어떤 면에서도 우즈에게 뒤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2012년 들어 첫 60대 타수를 기록한 우즈는 “첫날 완벽한 샷감각이었고 오늘은 어느 정도 그린에 적응했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선수와 함께 경기한 도널드는 두 거인과의 격돌이 버거워 보였다. 그러나 특유의 침착함과 정교함으로 이븐파를 쳐 중간합계 1언더파에서 3라운드를 시작한다. 최경주(42·SK텔레콤)는 중간합계 2오버파를 기록했다. 3, 4라운드는 골프전문채널 J골프에서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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