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후 첫 기자회견 가진 서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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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앨범, 편견 없이 들어주세요". 8일 2집 음반 발매에 이어, 9일 컴백 무대를 가진 서태지가 오늘 오후 정동 A&C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평소 콘서트·연극 무대나 상영관으로 쓰였던 정동 A&C홀은 2백여 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뜨거웠지만 장소와 날짜가 일찍 언론에 노출됐음에도 회견장 밖은 비교적 한산했다.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다짐한 '기자회견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참석을 자재하자'는 약속을 팬들 각자가 지켰기 때문이다.

빨간 레게 파마에 베레모를 쓰고 나타난 서태지는 시종 차분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답변을 이어갔다. 엇갈리는 평을 받고 있는 2집을 '지금까지 만든 음반 중 최고'라고 소개한 서태지는 "진보적인 음악을 통해 가요계의 흐름을 앞당기고 싶었다"며 "'컴 백 홈'에서 갱스터랩을 선보인 뒤 한국에 힙합 열풍이 분 것처럼, 이번 활동을 통해 하드 코어계열의 음악도 사랑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나친 '신비주의'가 상업적 의도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무엇보다 완성된 음악을 통해 우선 팬들을 만나고 싶었다"는 서태지는 섣부른 기대나 편견은 접고 자신의 음악을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창작에 대한 고통을 이유로 팬을 떠난 서태지. 1998년 2집을 처음 준비할 때도 국내 활동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업을 계속하며 새로운 자신감과 함께 시각적으로도 보여줄 게 많다고 느꼈고, 한 달 전 합류한 국내 연주자들과 본격적인 컴백 준비에 나섰다.

"새 앨범을 준비하며 '콘'이나 '림프 비즈킷' 등과의 표절시비를 예상했다"는 서태지는 미국에 좋아하는 록 밴드들이 20팀 가량 있으며 특히 '콘'을 즐겨 듣는 것도 사실이라며 "물론 이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결코 이들을 베끼지는 않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서태지는 컴백 무대의 '립싱크 공연'에 대해 "방송 녹화를 위한 무대였던 만큼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콘서트에서 본격적인 라이브 공연만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서태지는 올 가을 전국투어를 가질 예정이며 골수팬들을 위한 소규모 클럽 공연도 연다.

남·북 가수들이 함께 꾸미는 평화음악제에도 주도적으로 참석하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방송 출연도 마다하지 않을 계획이다.

서태지는 11월로 예정된 미국행에 대해 "좀 더 자유로운 창작을 위해 떠나는 것 뿐" 이라며 "새 앨범을 준비하며 집에 갇혀서 만든 음악과 자유롭게 세상을 접하며 만든 음악 사이의 큰 차이를 경험했다. 좋은 음악이 완성되면 언제든지 한국에 돌아오겠다"고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밝혔다. 몇 해 전부터 꿈꿔온 미국 무대 진출도 재출국과 무관하지 않다.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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