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페스티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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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슈만의 아내. 요하네스 브람스의 연인·친구이자 정신적 지주. 리스트·탈베르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19세기의 피아노 거장.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신작 소나타만으로 독주회를 꾸민 최초의 피아니스트….

여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클라라 슈만(1819~96)은 피아노 독주곡과 가곡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피아노협주곡' 등 관현악을 동반하는 대작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무대에서 기교를 과시하는 것보다 진지한 레퍼토리로 청중의 음악 수준을 높이려고 무척 노력했다.

그의 '피아노협주곡 a단조 작품 7'은 1840년 슈만과 결혼하기 전 쇼팽·멘델스존의 영향을 받아 작곡한 피아노 작품들을 총망라한 음악.

오는 23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브람스 페스티벌' 개막공연에서 임헌정 지휘의 부천시향과 피아니스트 최희연(서울대 교수)의 협연으로 국내 초연된다.

1822년 클라라가 13세때 완성한 이 협주곡은 처음에는 단악장 형식이었다.

여기에 나중에 1·2악장을 보태 3악장짜리 협주곡으로 1835년 11월 멘델스존이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클라라의 협연으로 초연됐다.

주제적 통일성으로 결합된 각 악장들은 쉬지 않고 연주된다. 2악장에서 첼로와 피아노의 농밀한 대화는 마치 연인의 속삭임처럼 들린다.

오는 12월 16일까지 매달 한 차례씩 4회에 걸쳐 열리는 '브람스 페스티벌'에서는 브람스의 교향곡 4곡, '대학축전' '비극적' 등의 서곡, '바이올린협주곡'과 '피아노협주곡'에다 로베르토 슈만의 '첼로 협주곡'이 함께 연주된다.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피아니스트 게르하르트 오피츠·첼리스트 지안 왕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협연자로 나선다. 가을의 서정에 잘 어울리는 곡들이다.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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