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렌이 까치 쫓는 해결사

중앙일보

입력

옷장에 넣는 나프탈렌이 수확을 앞둔 과수원에서 까치 등을 쫓는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북 영주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최근 한달여동안 안정면 안심리의 쓰가루.홍로 등 조생종 사과나무에 나프탈렌 10개씩을 망사주머니에 매달아 시험한 결과 냄새를 맡은 까치들이 거의 접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그 효과도 까치.찌르레기.참새.콩새 등이 사과를 쪼아먹는데 따른 종전의 피해를 90% 이상 줄일 수 있었다.

나프탈렌은 과수원 1㏊에 들어가는 비용이 7만원 안팎으로 저렴한 데다 설치도 망사에 넣어 매달기만 하면 돼 경제적인 것이 큰 장점.

지금까지는 농가에서 까치 등 피해를 막기 위해 1㏊에 평균 2천4백만원을 들여 방조망을 설치해야 했다. 또 반사경이나 꽹과리 등도 동원되지만 조류의 빠른 적응 등으로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

까치 등 조류로 인한 사과 피해는 지난해 영주시만 해도 10억여원에 이를 정도. 그래서 조생종 수확철인 요즘 농민들은 총포마저 사용할 수 없어 과수원에서 하루종일 까치와 숨바꼭질을 벌일 정도다.

3천평에 조생종 사과농사를 짓는 김준수 (金俊洙.64.영주시 안정면)
씨는 "나프탈렌을 매단 이후 까치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며 "사과나무의 좀까지 예방하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 고 말했다.

나프탈렌 조류 퇴치법을 개발한 영주농업기술센터 심원 (沈洹.43)
경제작물담당은 "까치 피해는 다른 농작물보다 수확이 빠른 조생종에 특히 심하다" 며 "콩밭에 냄새나는 독극물을 뿌리는 걸 보고 착안하게 됐다" 고 말했다.

沈담당은 "나프탈렌은 기화성이 강해 사과 표면에 흡착되지도 않는다" 며 "효과가 뛰어나 이달 초 인터넷에 정보를 올린 이후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고 말했다.

나프탈렌은 사과가 익기 시작할 무렵 매달면 수확때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영주시는 '나프탈렌 퇴치법' 을 더 검증한 뒤 과수농가에 본격 보급할 계획이다.

영주 =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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