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유쾌함, 에세이의 담백함 〈또디〉

중앙일보

입력

만화가 정연식(33)씨가 지난해부터 스포츠투데이에 연재 중인 만화 '또디'와 자신의 에세이를 묶어 〈또디〉(미디어믹스)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또디는 만화의 주인공인 흰색 푸들 강아지의 이름. 만화 〈또디〉는 또디와 주인 천진한·영희 부부, 그리고 작가의 분신 같은 캐릭터인 이팔육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인간과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사실적인 묘사를 시종 잃지 않는 점이 매력이다.

새 책 〈또디〉는 단순한 신문 연재 만화 모음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만화 에세이집이다. 한 편의 만화와 생활에서 우러나온 짧은 에세이를 양쪽 지면에 나란히 펼쳐, 만화의 유쾌함과 에세이의 담백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작가 정씨는 일러스트레이터·언더그라운드 가수·CF 감독 등을 거쳐 일간지 공모전을 통해 만화계에 입문한 이색적인 경력의 만화가다.

"받은 공모전의 상이 모두 큰 상은 아니었고 CF 감독으로서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을 찍은 것도 아니다. 부른 노래가 앨범으로 만들어지지도 않았으며, 만화 경력이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즐겁게 살고자 했고, 또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이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 행복하다"는 작가의 삶과 만화에 대한 태도는 〈또디〉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경쾌함과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주제와 소재에 대한 진지한 탐구도 없이 자극적인 소재를 대충 비벼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보내는 일부 기성 만화가들의 고질적인 불성실함과 대비되는 정씨의 신선함과 활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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