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이보미 “올해 맞붙을 일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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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생 동갑내기로 절친한 친구 사이인 김하늘(왼쪽)과 이보미가 용띠 해에 날아오르자며 함께 체력훈련을 했다. 둘은 겨울 훈련을 위해 지난 4일 호주 골드코스트로 함께 출국했다. [용인=변선구 기자]

“올해는 같은 투어에서 뛰지 않아 다행이죠. 너무 친한 친구라 상대하는 게 훨씬 더 부담스럽거든요”

 김하늘(24·비씨카드)과 이보미(24·정관장)는 새해 벽두부터 경기도 용인의 필라테스학원에서 함께 체력훈련을 했다. 두 선수 모두 올해를 매우 상서롭게 여긴다. 그들은 1988년생 용띠다. 김하늘은 “용이 날아가는 해이고, 특히 흑룡의 해여서 뭘 해도 잘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김하늘과 이보미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동갑이란 것 말고도 통하는 게 많다. 아마추어 시절 비교적 무명으로 지냈다. 신지애·김인경·박인비·최나연 등 같은 학년에 너무 뛰어난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어려움을 이겨내고 프로 무대에 와서 뒤늦게 빛을 본 것도 같다. 야구를 좋아하고 털털한 성격마저도 닮았다.

 그러나 아무리 친해도 코스 안에서는 승부를 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이데일리-김영주여자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화기애애하게 진행됐지만 양보는 없었다. 이보미를 물리치고 우승한 김하늘은 “어떤 우승보다 힘들었다. 우승을 해도 (이)보미가 신경 쓰여 좋아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 김하늘과 이보미의 성적표는 매우 달랐다. 슬럼프에 빠져 있던 김하늘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관왕에 올랐다. 반면 김하늘보다 한 해 앞서 KLPGA 투어 4관왕에 올랐던 이보미는 우승 없이 한 해를 마감했다.

 올해는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편안한 입장이 됐다. 김하늘은 한국에서, 이보미는 일본에서 활동하게 됐기 때문이다. 둘은 지난 4일 오후 같은 비행기로 호주 골드코스트로 출국했다. 김하늘은 스윙 교정과 트러블 샷에 중점을 두고 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경험하며 작은 일본 그린에 적응하느라 애먹었던 이보미는 쇼트게임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하늘은 “상금왕 2연패가 목표다. 또 지난해 놓친 최저타수상까지 4관왕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KLPGA 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6개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초청받은 그는 “3년 전 LPGA 투어에서 모두 예선 탈락한 아쉬움을 이번에 털어내겠다”고 했다. JLPGA 투어에만 전념할 계획인 이보미는 “지난해에는 양 투어를 오가느라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스폰서와 코치를 새로 얻은 만큼 일본 투어에 집중해 상금왕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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