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이승호, 신인왕 사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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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선수단의 새내기 투수 이승호(19)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각별하다.

안용태사장이 이승호가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하자 선발에 관계된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째서 이승호가 자격이 없나"고 분통을 터뜨릴만큼 이승호는 SK가 가장 귀중하게 여기는 보배다.

올해 SK가 보유한 선수 가운데 가장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SK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피'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왼손투수면서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가 하면 어린 나이 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불타는 투지가 남다른 이승호는 쌍방울 시절까지 따져 91년 조규제 이후 팀이 배출하지 못한 신인왕 타이틀의 유력한 후보.

시즌 초반 인상적인 플레이로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히다가 중반부터 연이은 등판으로 체력이 떨어져 조규수(한화), 이용훈(삼성)에 추월을 허용했던 이승호는 최근 2연승으로 경쟁자들보다 한걸음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21일 한화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로 나선 이승호는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6⅔이닝동안 2실점으로 막아 시즌 9승을 따냈다.

8승에 머물고 있는 조규수와 이용훈을 1승 차이로 따돌린 이승호는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3연승을 기록하는 주인공이 되면서 역시 '복덩이'임을 입증했다.

이승호는 "시즌 초반 구위가 되살아났다"면서 "생애 단 한번 뿐인 신인왕에 꼭오르고 싶다"고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 꼴찌가 확정된 마당에 팀 순위에 신경쓰지 않고 타이틀 획득에 전념할 수 있는데다 구위가 살아나면서 팀 타선도 덩달아 불이 붙어 이승호의 신인왕 차지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뭄에 콩나듯 타이틀홀더를 배출해온 데 한이 맺힌 팀 선배 선수들의 뒷바라지도 대단하다.

SK가 창단 첫 해 주요 개인 타이틀의 하나인 신인왕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프로야구가 주는 또 하나의 재미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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