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중국 중관춘' 으로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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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들이 중국의 실리콘 밸리 '중관춘' (中關村)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내 벤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인구 13억의 '차이나 밸리' 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선 것이다.

중관춘은 하이테크 벤처기업에 필요한 인력.자금이 풍부한 데다 중국 정부가 지역내 기업에 대한 세제.마케팅.인력 조달 등 지원을 늘리고 있어 한국기업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지고 있다.

SK㈜는 이달 초 중관춘 내 칭화(淸華)대학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현지 소프트웨어 회사에 5백만위안(지분 27.5%)을 출자했다. 칭화대 안에는 국내 기업이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벤처인력 양성센터도 올 가을 들어선다.

삼성SDS는 2백억원을 들여 중관춘 내에 중국 실정에 적합한 인터넷 솔루션.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연구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2002년까지 연구원 수를 2백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관춘에서 멀지 않은 베이징 근교에 한국벤처단지를 짓는 계획도 진행되고 있다.

중국비즈니스 컨설팅업체인 오비스는 최근 베이징시와 공동으로 창핑.사허 등 3개 첨단기술지구에 단지를 조성키로 합의했다.

◇ 중관춘이란〓베이징 시내 자금성.천안문 광장 북서쪽에 위치한 수백만평 규모의 첨단과학기술단지로 우리의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비견된다.

베이징.칭화 대학 등 68개 대학과 7천개의 첨단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고 50만명의 고급 기술두뇌가 일하며 배우는 '차이나 밸리' 의 심장부. 중국 최대 PC업체인 롄샹(聯想), 나스닥에 상장한 인터넷 업체 넷이즈(網易)등 유명 벤처기업의 산실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 지역 업체들의 매출액은 12조원이었고 올해는 15조원에 달할 전망. 지난 5월 29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첫날 시찰한 곳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졌다.

◇ 칭화대학은 거대한 창업보육회사〓1984년부터 벤처기업을 직접 설립.운영해 온 칭화 과기대는 중관춘의 활력을 실감케 한다.

단순한 산학협동이 아니라 '칭화대 기업집단' 이라는 별도 회사를 만들어 창업보육.자금.경영 지원과 나스닥 상장에 이르는 벤처 비즈니스 일체를 대행해준다.

이 기업집단이 교내에 운영하는 업체는 정보통신.전자.생명공학.에너지.소프트웨어 등 분야의 32개사로 종업원 수는 3천여명에 달한다. 칭화동방(에너지.정보통신)등 3개사는 베이징 증시에 오른 상장사다.

칭화완보유한공사의 투페이린 총재(대표)는 "학교가 수십%의 지분을 갖는 대주주이지만 일부 임원들에게도 주식을 나눠줘 창업의욕을 북돋고 있다" 고 말했다.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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