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 한반도 … 우리하기 달렸다] 2011 중앙일보 어젠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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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진안 마이산(馬耳山) 뒤로 백두대간 능선이 여명 속에 푸른빛으로 살아난다. 높고 낮음, 크고 작음을 다투지 않고, 함께 어우러진 저 늠름함이 바로 우리 모습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저 백두대간처럼 우리의 마음을 모아 힘차게 나아갈 일이다. [신인섭 기자]

2012년. 리더십 교체가 시작됩니다. 20년 만에 대한민국의 총선(4월)과 대선(12월)이 같은 해에 실시됩니다. 김정일 사망 후 ‘강성대국 원년’을 맞는 김정은 북한의 리더십도 구체적 윤곽을 드러낼 것입니다. 러시아 대선(3월),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으로의 권력 이양이 예정된 중국의 공산당 당대회(10월), 미국 대선(11월) 등이 모두 올해입니다. 국가의 성쇠와 힘의 서열이 뒤바뀔 세계적 격변의 해입니다.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리더십은 생성·소멸·진화합니다. 5년 전 이맘 때. 국민들은 ‘경제활성화’(한국갤럽 조사)를 국가의 어젠다 1순위로 꼽았습니다. ‘차기 대통령의 당면과제’로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등의 경제 문제가 80%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 일자리 창출, 중산층 복원 등의 문제는 여전히 ‘미완의 난제’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 4강과의 외교적 협력 속에 격변하는 한반도의 안정을 관리하고, 북한을 개방·변화로 유도해야 하는 과제까지 다가왔습니다.

 중앙일보·JTBC가 공동 기획·취재·보도할 새해의 3대 어젠다는 바로 ‘리더십에 묻는다’ ‘내·일(내수·일자리)을 만들자’ ‘중산층이 답이다’입니다. ‘리더십에 묻는다’는 올 대선의 후보군에 대한 성역 없는 검증으로 한층 높은 리더십의 ‘격(格)’을 요구할 것입니다. 일자리 창출, 외교안보 정책 등과 국가 비전, 그간의 행보와 사고의 궤적 등에 대한 심층 평가를 추구할 것입니다. JTBC의 탄생을 전기로 신문·방송이 융합해 시너지를 높인 입체적 보도를 선보일 것입니다.

 지난해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답한 사람은 국민의 절반가량입니다. 20여 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중산층을 두텁게 하지 않고선 ‘함께 잘사는 나라’의 꿈은 요원합니다. 계층 간의 ‘닫힌 사회’가 지속되면 사회 갈등 역시 심해집니다.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앙일보·JTBC는 중산층의 붕괴 이유와 과정, 계층 이동의 정체현상을 추적할 것입니다. 복지 사각지대와 허술한 사회안전망의 현장에서 해법을 찾겠습니다. 희망의 사다리를 재건하려면 어떻게,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핀포인트(Pinpoint)형 대안도 내놓겠습니다.

 양극화·고령화를 극복하고 안정 성장을 이룰 해법은 역시 내수(內需) 중심의 일자리 창출입니다. 취업난의 우리 청년들에게 줄 희망이기도 합니다. ‘내·일을 만들자’를 3대 어젠다의 하나로 꼽은 까닭입니다. 일자리는 고용과 단절된 수출 일변도 산업보다는 고용 유발 효과가 큰 내수산업의 육성을 통해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 50여 년간 대외지향적 국가 발전 패러다임을 대내 유인형 구조로 전환해 가야 합니다. 내 일(My Job)이 있어야 내일(Tomorrow)이 있고, 그 내일은 바로 ‘내·일’(내수·일자리)에 달려 있습니다. 12월에 탄생할 새 국가지도자는 이런 비전과 실행 전략을 갖춘 리더여야 합니다. 한반도의 격변(激變)을 딛고 다시 도약(跳躍)하는 것, 다 우리 하기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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