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지식유통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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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e-북 시장 자체의 잠재력이다. 국내 출판계의 연간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출판사는 약 8,000여개, 잡지/신문사 2,500여종, 여기에 일반적인 출판이 가능한 그룹까지 합치면 약 15,000여개에 이른다.

지식유통의 입장에서 보면 단연 압도적인 인프라이다. 물론 이러한 기반 ''지식 베이스(Knowledge Base)''가 디지털화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겠지만 규모만으로 보면 결코 어느 비즈니스 분야에 뒤떨어지지 않음은 물론 그 잠재력은 단연코 압도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e-북 자체가 가지는 특이성과 유용성 그리고 효용은 현재의 출판 시장 전체를 커버하거나 대체할 수는 없다. 이는 Paper가 주는 독특한 정보전달의 정서와 기능성 그리고 독자들에게 굳어진 인터페이스 등은 시대가 아무리 변한다 하더라도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의 출판계로 대표되는 ''퍼블리싱 시장(Publishing Market)'' 자체가 바로 e-북 시장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이론상으로 가능한 문제이다.

하지만 앞서의 첫번째 항목에서 전제했듯이 현재의 출판계 및 컨텐츠 보유 그룹은 디지털 정보시대의 패러다임에 의해 결국은 e-북 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퍼블리싱 시장으로 진출하는 빈도수나 속도가 더욱 더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은 당연한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속도와 시기, 그리고 그에 대한 수단과 과정에 대한 문제가 화두로 제기될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나서는 문제는 결국 출판사 및 아날로그 기반의 컨텐츠를 보유한 이들이 손쉽게 디지털 퍼블리싱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편리한 솔루션의 출현과 환경 구축의 문제이다.

전자는 마법사 기능 등이 탑재된 ‘원클릭(One Click) 이지 솔루션(Easy Solution)’으로 특별한 전문가가 없더라도 원클릭 만으로도 서비스에서 기존 문서의 디지털화, 내부관리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의 문제인데, 현재 e-북 솔루션 업체에서도 2~3개 업체에서 이미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고 올해 말 이전에 제품 출시가 임박해 있다고 한다. 아마도 e-북 시장 활성화의 관건적인 요소인 콘텐츠 제작,보유 그룹의 e-북 시장 진출의 가속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후자는 약간은 공공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할 것인데,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입장과 IT 마인드로는 상당히 뒤떨어져 있는 출판계의 인식 전환이다.

현재 출판계의 e-북 시장을 바라보는 주요한 시각은 기존의 출판시장을 잠식해 결국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신들에게 피해를 줄것이라는 시각인데, 이는 인터넷이 활성화되는 초기에 굴뚝기업이 IT 업계를 바라보던 시각과 별반 다르지 않는 오해라고 할 것이다.

e-북 은 근본적으로 디지털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출판사의 입장에서 보면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Multi Use)’에 기반한 ‘다채널 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출판 시장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진 시장기회와 니치마켓’을 제공해 줄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전략적인 E-Business 전략과 확고 부동한 IT, 디지털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출판시장이 이를 수용하기에는 현재 환경적으로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설득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혁신적인 마인드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한 절대적으로 e-북 의 활성화는 꿈에 지나지 않으며 단순한 디지털 파일링(Digital Filing)을 기본으로 하는 1단계 e-북 시장에서 본격적인 지식유통 시스템으로 나가는 것은 요원한 현실이라 할 것이다.

즉, 결론적으로 e-북 은 그를 위한 여러 가지 장벽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주요한 그룹인 컨텐츠 제작,보유 업체에게도 전략적으로 커다란 시장기회와 이득을 줄 것이기 때문에 필연이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계속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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