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주자들의 입을 연 9살 아이의 기상천외한 질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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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들이 9살 어린이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미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생 애리 가닉(Ari Garnick)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뉴햄프셔주를 찾은 공화당 대선 주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질문은 "만약 당신이 세상에서 어떤 수퍼히어로라도 될 수 있다면 누가 되고 싶고 그 이유는 무엇이냐"였다. 질문과 답변 장면은 애리의 아버지가 녹화했다.

현재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미트 롬니 전 매세추세츠 주지사는 "수퍼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섹스 스캔들에 휩싸인 허먼 케인 전 갓파더 피자 대표와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도 "수퍼맨"을 꼽았다. 뉴햄프셔주의 그리스 댄스 페스티벌에 참석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가족을 중시하는 미스터 인크레더블(Mr.Incredible)이 되고 싶다"고 했다. 존 헌츠먼 전 중국 주재 미국 대사는 "사람들을 위험에서 구하는 스파이더맨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세상을 구하는 수퍼히어로를 통해 자신이 어려움에 처한 미국을 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부각되길 바라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미국 소셜 미디어인 버즈피드는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미국을 버린 영웅인 수퍼맨을 가장 많이 꼽은 건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수퍼맨 만화를 만드는 타임워너 계열 만화 출판사인 DC코믹스가 지난 4월 발간한 수퍼맨 액션만화 900호에서 수퍼맨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다. “내 행동이 미국 정책을 돕는 수단으로 해석되는 게 지긋지긋하다”는 게 이유다. 수퍼맨은 1938년 처음 세상에 나와 미국 국내 문제와 관련된 해결사로 그려진 바 있다. 수퍼맨을 창조한 만화가 조 슈스터는 캐나다 사람이다. 비평가들은 이를 근거로 ‘수퍼맨이 외계인으로 설정된 것은 이민자들의 삶을 비유하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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