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보유비중 축소로 수급악화 우려

중앙일보

입력

'기술주 축소, 금융주 확대' .

최근 세계 투자자금의 흐름이다. 외국인들이 투자할 만한 금융주는 적은 반면 반도체.정보통신 등 기술주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는 수급을 악화시킬 수 있는 대형 악재인 셈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경제의 상승세가 주춤거림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경기 하강으로 수익성 하락이 우려되는 기술주 투자비중을 낮추고, 금리 안정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금융주 투자를 늘리고 있다.

메릴린치.모건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톤 (CSFB)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세계 주식시장의 중심이 기술주에서 금융주로 흐르고 있다며, 금융주 투자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에서도 미국 최대 은행인 BOA와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주가는 각각 7.4%, 6.1% 올랐으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시티그룹도 각각 3.1%씩 올라 뉴욕거래소 (NYSE)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반해 이날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인텔이 3.8% 하락한 것을 비롯해, 국내 반도체 주가를 선도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5.3%)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2.2%)
가 약세를 보였다.

정보통신업종 중에는 노키아 (-4.0%)
.루슨트테크놀로지 (-2.3%)
.모토롤라 (-1.4%)
등이 하락했다.

미국시장의 기술주 하락 여파는 7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쳐 삼성전자.현대전자.한국통신.SK텔레콤 등 외국인 보유 비중이 큰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 금융주의 경우 기업.금융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메릴린치.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가 중립 또는 비중 축소를 권고하고 있어 세계 자금 흐름 변화에도 수혜는 미미할 전망이다.

현대투신운용 이용우 이코노미스트는 "기술주 보유 비중 축소로 외국인들의 삼성전자.SK텔레콤 등 국내 기술주 보유 물량 축소가 예상된다" 며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할 경우 국내 기관들은 이를 받아줄 수 없어 주가 급락이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증시를 지탱하고 있는 두 주식이 하락하면 종합주가지수는 외환위기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고 우려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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