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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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연말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뜨겁다. 청약경쟁률이 최고 100대1이 넘는 곳이 나오는가 하면 분양 며칠 만에 100% 물량이 다 팔리기 일쑤다.

 현대엠코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 내 구미동에 분양하는 엠코 헤리츠 오피스텔의 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한 결과 이틀 만에 100% 팔렸다고 18일 밝혔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 9일 청약 접수 결과 570실 모집에 1만1622명이 몰려 평균 20.4대1, 최고 13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엠코 방상욱 분양소장은 “신도시에 드문 소형 주택형인 데다 지하철역 역세권이어서 임대를 놓아 임대수입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짓는 판교역 푸르지오시티도 16일까지 93%의 계약률을 보였다. 지난 12~13일 실시된 청약 접수에서 경쟁률은 평균 22대1이었다. 지난달 호반건설이 판교신도시에 분양한 판교역 호반 메트로 큐브도 평균 20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현재 계약률은 92% 정도다. 이들 오피스텔 분양권엔 웃돈(프리미엄)도 붙었다. 판교신도시 신세계공인중개사무소 이상수 팀장은 “판교역 푸르지오시티의 경우 계약 초기여서 아직 분양권 명의 변경이 안 되는데도 벌써 전용면적 23㎡형에 웃돈이 200만~300만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집값 약세와 딴판으로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것은 임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낫기 때문이다. 1~2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향후 전망도 괜찮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정부의 전·월세 대책에 따라 내년부터 오피스텔 임대사업도 세제 혜택을 받을 예정이어서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여윳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등에 비해 소형이어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투자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큰 업체들이 오피스텔 사업에 뛰어들어 단지 규모가 커지고 품질이 좋아진 것도 인기 요인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오피스텔 분양이 잇따르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있고 분양가가 비싸면 임대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묻지마 신청’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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