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이사철 전세난 입주단지서 `숨통`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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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서울 광진구에 사는 장영수(47)씨는 최근 강남구로 이사하기 위해 전셋집을 알아보다 그만뒀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을 생각해 겨울방학에 이사할 계획이었지만 마땅한 전셋집을 찾지 못한 때문이다. 장씨는 “요즘 전셋값이 내렸다고 해서 강남으로 이사할 계획을 세웠는데 막상 와보니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요즘 수도권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11월 셋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5주 째 내림세다. 비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 겨울방학 동안 전셋값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까. 그렇지 않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리서치팀 이혜승 과장은 “수도권 외곽 신도시 등에서 대거 입주하면서 전셋값이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 강남권 등 인기지역은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나 양천·노원구 등 인기지역에서는 학군 수요 등으로 여전히 전셋값이 강세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2차 아파트 전용 84㎡형(이하 전용면적)의 전셋값은 이달 들어 1000만원 오른 3억8000만원 선이다. 노원구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겨울방학 학군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올 겨울방학 동안 좀더 싸게 전셋집을 구하려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겨울방학 이사철인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수도권에서 65개 단지 3만6000여 가구가 입주한다. 3개월 간 매달 1만 가구 남짓 집들이하는 셈인이다.

겨울방학 이사철 신규 입주물량 전년의 절반 수준

신규 입주 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많지 않지만 그래도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기존 단지에 비해 전셋값이 싸게 형성된다.

서울에서 은평·성동구 등 강북권에,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등에 입주 물량이 많다. 서울 응암동에서 현대건설이 응암7~9구역을 재개발한 백련산힐스테이트1~3차가 연말부터 입주한다. 전셋값은 전용 59㎡형이 1억6000만~1억8000만원, 전용 84㎡형이 1억9000만~2억3000만원 정도다.

`반전세` 물건도 적지 않아 전용 59,84㎡형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가 100만~120만원 정도다.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3200여 가구의 대단지다 보니 전세 물건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단지 입주가 시작되는 성동구 금호·옥수동 일대도 눈여겨 볼만하다.

수도권에서는 광교신도시에 입주 물량이 몰려 있어 발빠르게 움직이면 싸게 마련할 수 있다. 입지여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전용 84㎡형은 1억5000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5500여 가구가 입주할 김포 한강신도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제2자유로 개통 등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 때문이다. 1억원 초반대면 전용 84㎡형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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