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구단 대 선수노조, 적자 논쟁

중앙일보

입력

메이저리그 각 팀들의 수익내역을 놓고 리그와 구단, 그리고 선수노조 사이에 첨예한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외부용역을 준 블루리본패널에서 지난 95년부터 99년까지 각 구단의 운역수익내역을 발표하면서부터.

블루리본패널은 동 기간동안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흑자를 올린 팀은 뉴욕 양키스(6천4백50만달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4천5백92만달러), 콜로라도 로키스(1천2백44만달러) 3개 팀 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적자를 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역에 대해 선수노조는 ‘메이저리그와 구단주들의 이익을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선수노조에서는 메이저리그 운영과 돈에 대해 정통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각 구단들이 이익폭을 왜곡해 선수와의 연봉협상에 유리하게 이용하려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각 구단의 적자규모는 탬파베이 데블레이스(4백88만달러), 몬트리올 엑스포스(5백14만달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6백88만달러) 등 수백만달러에서부터 많게는 토론토 블루제이스(8천7백63만달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9천7백2만달러) 등의 수천만달러까지 다양하다.

특히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이번 조사결과에 의거, 양키스와 같이 돈을 많이 번 구단들은 매년 운영수익의 40∼50%를 적자 구단들을 위해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나눠먹기’ 주장에 대해 조지 스타인브래너 양키스구단주는 즉각 “천만의 말씀”이라고 반발하는 등 리그, 구단, 선수노조 사이에 대결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운영수익내역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선수노조 등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구단주들은 구단운영에 관여하면서 ‘자문료(컨설팅수수료)’라는 명목으로 거액을 떼어간다. 또한 운영비 지출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명목으로 돈이 새나갈 수 있다. 이러한 편법지출은 곧 지출을 증가시켜 수익을 줄어들게 만든다.

▶방송사와 케이블회사등 미디어회사들이 소유하고 있는 팀들은 운영수익이 낮을 수밖에 없다.

미디어회사들은 소유하고 있는 팀과 방송권 계약을 맺으면서 ‘시장가격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적은 계약금’을 주고 방영권을 딴다. 트리뷴사가 소유하고 있는 시카고 컵스, 터너방송사가 소유하고 있는 브레이브스, 팍스사가 소유하고 있는 LA 다저스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방송사 뿐 아니라 다른 거의 모든 모회사들이 산하 팀과 각종 계약을 맺으면서 부당한 계약을 하는 것이 관행화 돼있다. 각 팀들의 수익이 적다고 나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지난 5년동안 각 팀들의 운영수익에는 구단가치가 올라간 것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현구단주인 스티브 스콧과 켄 호프만이 지난 95년 팀을 매입하는데 6천8백만달러를 썼다.

그러나 애스트로스의 현재 시장가격은 1억5천만달러 정도다. 각 팀들이 지난 5년동안 손해를 봤다고 하는 것은 표면상의 기록일 뿐 실제 팀의 시장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남는 장사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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