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쌀밥에 고기” 실패한 김정일, 급조한 대책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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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치원 어린이들. 사진=AP]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이 최근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고기보다는 채소, 쌀밥보다는 국수가 건강에 좋다"는 선전을 하고 있다. 식량 절약을 강조하면서 주민에게 했던 북한 당국의 약속을 희석시키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북한은 올해 중반까지만해도 "내년엔 쌀밥에 고기를 먹을 수 있다"며 "강성대국을 선포할 것"이라고 선전해왔다.

23일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최근 조선중앙TV는 매주 목요일 저녁 뉴스가 끝난 직후 `사회문화 생활시간`이라는 프로그램을 이례적으로 편성했다. 장철구평양상업대학의 서영일 박사가 출연해 "흰 쌀밥보다 감자밥, 나물밥, 김치밥, 비빔밥이 건강에 좋고, 점심과 저녁에는 국수나 빵을 주식으로 먹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고기가 있어야 식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 "남새(채소)를 잘 가공해 먹어야 한다" 등의 내용도 있다. 그리곤 "식생활을 다양화시키는 것이 결국 새로운 선군 시대의 바람직한 생활상"이란 결론을 내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년엔 강성대국을 맞아 이밥(쌀밥)에 고기를 먹이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작황이 나빠지고 물가가 대폭 올라 꿈은 물거품이 됐다. 결국 들고 나온 급조 방안이 대국민 식량 절약 캠페인인 것이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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