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들 '자금난 타개' 머리 맞댔다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업체의 자금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닷컴'' 기업의 최고재무담당이사(CFO) 와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6일 온앤오프.배틀탑.e-코퍼레이션 등 12개 회사의 CFO와 KTB네트워크.퍼시픽벤처스 등 3개 벤처캐피털 관계자를 참석시켜 인터넷 기업의 유동성 문제를 짚어보는 ''인터넷 기업 CFO 간담회'' 를 연 것.

이날 참석한 인터넷 기업들은 최근 벤처캐피털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끊기면서 인터넷기업 ''옥석(玉石) 가리기'' 가 아닌 ''옥마저 죽이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기업은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투자규모 축소, 거래업체로부터 투자유치, 해외업체와 제휴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앤오프의 김현 부사장은 "요즘 자금조달을 하려 해도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업체가 ''인터넷기업엔 투자하지 않는다'' 는 자세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며 "현재는 사업규모를 줄여 광고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태" 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업체인 배틀탑의 서보상 이사는 "투자자들이 인터넷기업의 속성을 모른 채 너무 빨리 수익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면서 "지금은 국내 투자자에게 기대할 분위기가 아니라고 보고 외국업체와 제휴해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모색 중" 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솔루션업체인 위세아이텍의 왕진일 부사장은 "벤처캐피털보다는 장기적으로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고객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B의 변준석 인터넷기획팀장은 "실제로 ''닷컴'' 기업보다는 장비.솔루션업체로 투자 방향을 바꾼 상태" 라고 털어놓았다.

인터넷방송국인 8㎜넷의 조유덕 부장은 "현 상태가 계속되면 기술력있는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이나 외국업체에 헐값에 인수.합병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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