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이슬람국가 IT혁명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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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27일 이슬람 국가들은 서방국가들을 이롭게 하는 내분을 중지하고 정보화 시대를 맞아 정보기술(IT) 혁명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콸라룸푸르에서 시작된 제27차 이슬람회의기구(OIC) 외무장관 회담 기조연설에서 세계는 이제 산업시대를 지나 정보혁명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슬람 국가들이 내분을 멈추고 단결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첨단 기술과 새로운 기능을 습득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권력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이슬람 국가의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의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이슬람이 아니면 배척해야 한다는 다수 지도자들의 생각 때문에 우리는 국가를 발전시킬 수도, 산업화시킬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슬람권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은 ''산업시대의 패권''을 확대하면서 정보화 시대라는 기회를 이용하는 작업에 분주하다면서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이슬람 국가간의 분쟁은 결국 비이슬람권 국가들의 잇속 차리기에 제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와 함께 ''세계화''에 대해 그동안 자신이 주장해온 대로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면서 대부분 개발도상국인 동료 이슬람 국가들에게 고삐 풀린 자유무역을 통해 모든 국가들이 부유해 질 것이라는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하티르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자유무역 정책은 이슬람 국가가 가지고 있는 소규모 은행, 산업, 그리고 각종 사업들을 집어삼키려는 부유한 국가들의 엄청난 계략 중 일부일 뿐이라면서 "경계의 자세를 가지지 않으면 결국 우리는 정정이 불안한 남미 국가들과 같은 바나나 공화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6개국 1천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나흘간 계속되는 이번 OIC 회담에서는 체첸 전쟁 종식과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완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예정이며 말레이시아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납치한 이슬람 반군에 대한 비난의 입장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음달 8일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IT 진흥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대장상이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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