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체들, GSM 로열티 문제로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GSM(범유럽표준방식) 단말기 세계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해외업체들의 GSM 특허 로열티 요구로 비상이 걸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GSM 특허를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통신업체들이 올해들어 국내 휴대폰업체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 GSM 로열티 공세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GSM 표준기술은 퀄컴이 대부분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기술과 달리 여러 업체에 특허가 분산돼 있어 삼성전자가 협상에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GSM 표준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은 모토로라, 에릭슨, 알카텔, 지멘스, 노키아 등 모두 17개 업체에 이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들어 해외업체들이 GSM 특허 로열티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들이 요구하는 로열티를 모두 합치면 제품가격의 15%에 이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해외업체들이 그동안 잠자코 있다가 올해 들어 이처럼 GSM 특허공세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표준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전형적인 공세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신들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활용한 제품의 생산, 판매 물량이 늘어나기를 기다렸다가 삼성전자의 수출물량이 일정 규모에 이르자 적극적인 공세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97년부터 본격적으로 휴대폰 수출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판매물량에서 전세계 4위를 차지했으며 GSM 단말기 부문도 8위에 올랐다.

해외업체들의 특허공세에 대해 삼성전자는 자사들이 가진 특허기술과 해외업체들의 특허를 맞교환하는 크로스라이센싱 전략을 적극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무선통신 응용기술과 반도체기술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특허들을 해외업체와 맞교환할 수 있다"며 "협상과정에서 전체특허료는 크게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에 GSM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인 LG정보통신 등 다른 업체들도 해외업체들의 특허공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LG정보통신 관계자는 "삼성전자와의 특허협상이 끝나면 다음 차례는 우리가 될 것"이라며 "원가에 이미 GSM 특허료를 산정해 놓고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