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2000] 영국·독일 중도탈락 '후유증'

중앙일보

입력

독일.잉글랜드 등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중도 탈락한 축구 강국들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A조 리그에서 3전 전패로 예선탈락한 독일의 에리히 리벡 감독은 "2차대전 이후 최악의 패배" 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일찌감치 퇴진했다.

벌써 후임으로 바이엘 레버쿠젠의 크리스토프 다움 감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39세의 노장선수 마테우스는 '출전하지 말았어야 할 선수' 라는 비난 속에 소속팀인 미국 뉴저지 메트로스타스로부터도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독일 선수들이 마테우스의 출전을 저지하기 위해 그를 감독에 앉히고 리벡 감독을 쫓아내려 했다는 '쿠데타설' 도 나돌고 있다.

A조 마지막 경기인 루마니아전에서 충격의 2-3 패배를 당해 역시 예선 탈락한 잉글랜드에도 싸늘한 기운이 감돈다.

당시 종료 직전 불필요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 탈락의 빌미를 제공한 필립 네빌은 은둔 생활에 들어갔고 케빈 키건 감독도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후임 감독으로 유력시되는 테리 베나블스 전 호주대표팀 감독은 "키건이 물러나고 팬들이 나를 원한다면 대표팀을 맡을 수도 있다" 며 키건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언론에서는 " 2002월드컵 상위 입상을 포기하고 젊은 선수로 대표팀을 물갈이해 새로 시작해야 한다" 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6으로 참패한 유고는 거친 플레이로 3명이 퇴장당한데다 자국 응원단이 심판에게 동전을 던지는 행위로 벌금을 물어 "경기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 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공동 개최국으로서 8강에도 오르지 못한 벨기에는 남의 잔치에 안방만 내준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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