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테니스] 윔블던 연일 쿠르니코바 열풍外

중앙일보

입력

0... 윔블던은 온통 쿠르니코바 열풍으로 가득하다. 영국의 유명한 타블로이트판 신문 '더선(The Sun)'지는 이번 대회 최고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안나 쿠르니코바를 위한 특집 지면을 아예 따로 마련했다.

'쿠르나 코너'로 이름 붙여진 이 특집면은 쿠르니코바의 사진으로 채워지게 되는데 그녀가 윔블던에 머무는 동안 계속 연재될 예정.

한편 인터넷 포탈 사이트 업체인 라이코스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운동선수들에 대한 조회수를 조사한 결과 쿠르니코바가 1위를 차지했다"면서 "2위인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보다 2배나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나 쿠르니코바의 코치 에릭 반 하펜은 "팬들이 쿠르니코바의 외모에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그녀가 점점 실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주장.

0... 윔블던을 3번이나 제패했던 90년대 테니스 스타 보리스 베커(독일)는 "개성있는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테니스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

베커는 "테니스가 지금 심각한 위기에 있다"면서 "안나 쿠르니코바나 안드레 아가시처럼 독특한 캐릭터들이 더 많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0... 1회전에서 탈락한 98년 윔블던 준우승자 나탈리 토지아(프랑스.32)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윔블던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토지아는 "98년 윔블던 결승에서의 패배는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지만 이번에는 실력부족을 절감해 윔블던과 작별을 결심했다"며 울먹였다.

또 토지아는 여자테니스계를 신랄하게 비판한 자신의 최근 저서 '여자테니스의 내면'에 대한 해명도 덧붙였다. 그녀는 이 책에서 "몸매가 실력보다 우선되는 최근 풍토에서 여자테니스의 발전
은 어렵다"고 지적하며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안나 쿠르니코바가 린제이 데이븐포트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토지아는 "쿠르니코바는 좋은 사람이고 나도 그녀를 좋아하지만 테니스 관계자들이 온통 그녀의 실력보다는 섹시함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문제"라고 말했다.

0... 세계랭킹 2위 마그누스 노르만(24.스웨덴)은 이번 대회에서 실력에 걸맞은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 눈길.

지난해 5개 대회에서 우승한데다 올시즌 프랑스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한 노르만은 "여기에서는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면서 "사생활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근 여자테니스 최강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연인 사이임을 밝혀 세인의 주목을 끌었던 노르만이지만 영국인들에게는 '힝기스의 애인'으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 듯. (런던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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