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센터에 고등학생 사장 입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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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관련 사업의 주 고객층이 n세대고 n세대를 가장 잘 이해하는 또래가 사업을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커 집니다”

다음달 서울 금천구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하는 예비 벤처기업 사장 김규호(金奎鎬·16·서울 문일고 2년)군은 ‘사장이 너무 어린 것 아니냐’는 주위의 우려에 대해 당당하게 반론을 펼친다.金군은 지자체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하는 최초의 고등학생 사장이다.

金군이 기획한 사업은 서적·영화 등 문화상품이 출시되기 전에 제작자와 소비자를 인터넷을 통해 이어주는 것이다.소비자가 상품값을 미리 내거나 소액 투자를 하면 상품이 완성된 뒤 수익을 분배받는 새로운 방식이다.

회사원이자 소설가인 아버지가 책을 내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상품값 지불은 인터넷 전자결제 방식으로 해결할 생각이다.

金군은 “n세대의 구미에 맞는 문화상품을 선정해 인기 사이트로 키워 낼 자신이 있다”며 “사업계획에 대한 특허도 신청해 놓았다”고 말했다.

金군은 학교 공부도 소홀이 할 수 없어 4∼5명의 직원을 경험이 많은 사람들로 채울 생각이다.

실무는 직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마케팅과 사이트 구성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금천구는 金군에게 연간 70만원을 받고 14평 규모의 사무실과 초고속 통신망·사무기기 등 장비를 지원한다.또 정수기능대학 교수들과 LG정보통신 연구원들이 金군 사업의 자문을 담당하게 된다.

컴퓨터공학과를 지망하는 金군은 “돈을 벌게되면 컴퓨터 교육기관 활성화에 쓸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담임인 장도열(張道烈·46)교사는 “집중력이 뛰어나고 성적도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이라고 金군을 평가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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