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견기업연합회, 이름탓에 "자금난" 오해

중앙일보

입력

시중 자금경색 속 사단법인 한국중견기업연합회(회장 박승복)가 이름과 관련한 색다른 고충을 겪고 있다.

'중견기업 자금난' 이란 표현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자 '중견기업 모임이니까 상당수 회원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지 않겠느냐' 는 바깥의 눈길이 적잖게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합회나 회원사 자금부서에는 이달 중순 이후 거래 은행.업체 등으로부터 '자금사정이 어떠냐. 회사가 정말 괜찮느냐' 는 우려섞인 문의 전화를 심심찮게 받아 해명에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물론 자금경색에 따른 어려움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일반 기업보다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좋은 회사의 모임이어서 자금위기에 빠질 만한 곳은 거의 없다" 고 강조했다.

중견기업연합회는 회장사인 샘표식품을 비롯해 흥창.종근당.대한제당.한국도자기.한국코아.남성 등 비교적 현금 동원력이 있는 알짜기업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회측은 "우리가 쓰는 '중견기업' 은 연륜이 길고 탄탄한 전문기업이란 뜻이고, 요즘 자금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중견기업' 은 삼성.LG.SK처럼 자금이 넉넉한 거대기업 이외의 중규모 대기업들을 주로 지칭한다" 고 차이를 설명했다.

1998년 4월 설립된 중견기업연합회는 창사 이후 한우물만 파 온 전문업종 대기업 1백50여곳이 모인 경제단체다. 회원사들은 대부분 연간 매출액 수천억원대로 30대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지만 안정된 수익기반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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