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기업 큰상품] '형광염료' 수출 삼원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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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화학업체인 삼원산업㈜은 형광염료제품 생산업계에선 '작은 거인' 으로 통한다.

삼원이 플라스틱과 신발고무 등의 색상을 하얗게 염색하는 형광염료(상품명 쓰리텍스OB)를 1992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하자 스위스의 세계적인 정밀화학 업체인 시바가이기는 이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시바가이기는 삼원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이 뒤지자 자체 생산라인을 폐쇄했고 삼원의 제품을 구입해 자사 고객들에게 팔고 있다.

독일.스위스 등 선진 염료업체들은 최근 삼원에 여러 가지 특수염료를 개발해 생산하면 전량 수입하겠다고 제의했지만 삼원은 이를 거절했다.

자칫하면 다국적 거대 기업의 하청 공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 이미 확보한 독자 시장을 지키는 것이 회사경영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삼원이 생산하는 형광 염료는 1㎏당 1백달러 선에 팔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범용염료에 비하면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삼원은 이 제품에 독자상표를 붙여 세계 5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미 올 10월분까지 수출 오더가 밀려 일요일에도 안산공단의 생산공장을 돌리고 있고 재고가 쌓일 틈이 없다.

세계 형광염료 시장의 10%는 삼원의 몫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가운데 80%는 수출로 벌어 들였다. 60여명의 임직원이 1인당 2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

지난달 미주시장을 둘러 본 이종만 사장은 "염료는 섬유.의류제품의 색상과 디자인을 결정하는 염색의 핵심 중간 원재료" 라며 "수천가지가 넘는 염료 중 형광염료 등과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 고 말했다.

삼원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82년부터 한국화학연구소와 공동 연구개발을 하고 있으며 98년 지체연구소를 설립해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로 쓰고 있다.

李사장은 "생산시설 확충을 서두르는 한편, 소량 다품종 품목인 특수염료의 특성을 살려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 이라고 말했다.

삼원은 80년 법인전환 후 지금까지 20년째 흑자행진을 하고 있다. 은행 빚이 한 푼도 없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튼튼하다. 외환위기 때에도 임금을 10% 올렸었다. 인위적인 감원도 하지 않고 있다.

삼원은 83년 정부로부터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된데 이어 유망 선진기술기업(98년).기술경쟁력 우수기업(2000년)으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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