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제약사 중심 '바이오 산업'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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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1980년대에 붐을 이뤘으나 90년대 불황으로 투자를 중지했던 분야에 재수(再修) 를 시도하는 것이다.

대표주자가 제약업계 1위인 다케다(武田) 약품. 지난 3월 일본 최초로 미국 셀레라와 지놈의 데이터베이스 이용계약을 했다.

뒤늦게 기초부터 연구를 시작하기보다 세계 첨단의 연구결과를 사들여 응용에 전념하자는 전략이다. 다케다는 이미 에이즈.비만.심부전증용 신약을 개발 중이다.

소주 회사인 다카라주조는 기초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77년부터 바이오사업을 시작한 다카라주조는 올들어 지놈해석능력을 종래의 30배로 높여 셀레라와 한판승부를 선언했다.

연내 60억엔(약 6백30억원) 을 들여 미에(三重) 현에 세계적 수준의 고속 지놈해석센터인 ''드래건 지노믹스'' 를 설립할 예정이다.

연구장비의 용량이나 능력을 셀레라의 네배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주요 연구 테마는 서양인과 다른 몽골계 인종의 지놈과 인간이외 생물의 지놈 해석이다.

정보기술(IT) 분야의 대기업들도 생명공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후지쓰(富士通) 는 2월말 지바(千葉) 시 마쿠하리(幕張) 에 시스템 개발센터를 개설, 슈퍼 컴퓨터를 이용한 지놈 해석에 나섰다.

히타치(日立) 도 미국의 미리어드와 제휴, 질병과 관련한 단백질 간의 네트워크를 찾아내는 단백질 해석사업을 지난 5월에 시작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벤처기업도 싹을 틔우고 있다. 일본의 바이오 벤처기업은 지난해말 1백28개로 숫자로는 미국의 10%에도 못미치지만 꾸준한 증가세다.

이니셤.바이오벤처뱅크.파마디자인.월드퓨전.이펙터세포연구소.바이오테크놀로지 재팬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체제도 빠른 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다이쇼(大正) 제약.스미토모(住友) 상사 등 22개사가 55억엔(약 5백75억원) 규모의 바이오 전문 투자펀드인 ''바이오 프런티어 파트너즈'' 를 설립했다.

또 일본정책투자은행.긴키(近畿) 바이오산업진흥회의 등도 바이오 투자펀드를 준비 중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연내 바이오 벤처투자펀드는 1백50억엔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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