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공짜요 공짜"

중앙일보

입력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DMI)의 박영수(朴泳秀)사장은 지난달 9일 기자간담회에서 "6월부터 PC통신 공짜시대를 열겠다" 고 폭탄선언을 했다.

초고속통신이나 근거리통신망(LAN) 사용자들이 채널아이(http://www.channeli.net)에 가입하면 월 1만원인 사용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 무료화 이후 채널아이의 신규가입자는 하루 평균 5천명씩 늘어나고 있다.

朴사장은 "초고속 이용자들의 기본서비스 무료화 방침은 일단 성공적" 이라며 "유료회원의 회비에 의존해온 수익구조를 콘텐츠 판매 중심으로 바꿔가겠다" 고 말했다.

후발업체인 채널아이가 촉발한 가격인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PC통신업체들도 사용료를 내리거나 내릴 계획을 세우는 등 값 내리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용료 얼마나 내렸나

넷츠고는 지난달 24일 월 1만원이던 사용료를 초고속 통신.LAN 이용자에게 2천원으로 깎아줬다.넷츠고의 최영경씨는 "가격인하를 검토 중이었는데 채널아이가 선수를 쳤다" 며 "예정을 앞당겨 22일부터 가격을 내리게 됐다" 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니텔은 두루넷 이용자의 경우 초고속망 사용료에 1천원을, 하나로통신 이용자는 1천5백원만 더 내면 유니텔을 이용하게 하는 ''바이아넷''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올 초 두루넷이 인수한 나우누리는 두루넷 이용자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C통신 상당수 업체가 초고속 통신망 이용자에게 사용료를 70~1백%씩 깎아주고 있는 셈이다.

경쟁업체의 가격인하가 이어지자 선발업체인 천리안도 초고속 통신망 사업자와 제휴를 통한 통합상품을 내놓기로 하는 등 값 내리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천리안은 "데이콤 보라홈넷과의 통합상품을 6월에, 하나로통신.두루넷과 연계한 상품은 7, 8월에 출시할 예정" 이라며 "가격은 초고속 통신망 이용료에 1천~3천원을 더 내는 수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초고속 통신망의 확산으로 ''기본 사용료〓무료, 콘텐츠〓유료화'' 추세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니텔의 강세호 대표는 "기본 사용료의 전면 무료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며 "그러나 초고속 통신망 이용자는 추가비용이 1천~1천5백원에 불과해 무료나 마찬가지" 라고 말했다.

다만 PC통신업체들은 일반 전화접속을 통한 이용자들에게는 사용료를 받고 있다. 초고속 통신망을 통한 접속과 달리 일반전화 접속의 경우 PC통신업체들이 별도의 포트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 이에 따라 천리안과 하이텔도 초고속 통신망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요금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최근 채널아이가 네티즌 3천3백2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PC통신의 요금체계가 점차 무료화할 것이라고 대답해 사용료 공짜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인 이윤호씨는 "확실한 수익모델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PC통신업체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용료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지만 무료화 업체로 가입자가 이동하면 견디기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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