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공동취재단 성공적 데뷔

중앙일보

입력

남북 정상회담은 국내 방송보도 방식의 새로운 장을 연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송 취재 사상 한번도 시도한 적이 없었던 풀제도를 활용, 신속하게 평양 소식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의 규모는 총 25명. 이 가운데 취재기자는 MBC(윤영욱 차장.윤용철 기자).SBS(하남신 부장.백수현 기자)가 각각 2명, KBS(강선규 차장).YTN(채문석 기자)이 각각 1명씩 모두 6명으로 모두 정치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었다. 카메라 기자는 방송 4사에서 각각 2명씩 총 8명을 파견했다.

공동취재단장은 연장자인 SBS 하남신(50) 부장이 맡았다. 하부장은 MBC 공채출신으로 1991년 SBS 창립과 함께 SBS로 옮겨 워싱턴특파원 등을 거친 정치부 베테랑 기자. 공동취재단은 평양에 가기 전 '하부장의 진두지휘에 따라 '수차례 회의를 갖고 '아이템별로 취재는 각자, 보도는 공동취재단의 이름으로 한다' 는 '풀제도 운영안'원칙을 마련했다.

공동취재단의 계산은 잘 맞아 떨어졌다. 기자들은 매일 저녁 메인뉴스용으로 각자 한 건씩 총 6~7건 기사를 마련, 방송사 구분없이 내보냈다. 이밖에 수시로 특보.스케치용 기사도 전송했다.

특히 이번 풀제도 활용의 백미는 정상회담 이튿날인 14일 오전 프레스센터가 있는 평양 고려호텔에서 취재단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특별수행원들과의 좌담회였다.

하남신.채문석 기자와 문정인 연세대 교수.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실장 등이 출연한 즉석 좌담회는 SNG를 통해 곧바로 각 방송사 전파를 탔다. 이런 효과적 운영으로 인해 각 방송사들은 중복'된 내용'없이 알찬 보도를 할 수 있었다.

SBS 정상회담팀의 서두원 차장은 "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때 아나운서들이 방송사 구분없이 중계를 한 적은 있으나 기자들이 풀제도를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며 "특수상황에서는 얼마든지 공동취재가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긴 중요한 사건" 이라고 말했다.
각 방송사도 이같은 시스템 운영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방송 취재단의 규모가 너무 작아 취재부담이 매우 컸다는 게 각 방송사'들'의 하소연. 취재가 부족한 부분은 신문.통신기자단의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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