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골밑에 떡 버틴 김주성, 60점도 못 넣는 상대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김주성

프로농구 동부의 강동희(45) 감독은 김주성(32·2m5㎝)을 신뢰한다. 그의 작전에서 공격과 수비의 중심은 모두 김주성이다.

 동부는 24일 현재 5승 무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좋은 수비가 바탕이 됐다. 평균 실점이 59.6으로 10개 팀 중 가장 적다. 최소 실점 2위 안양 KGC(평균 실점 71.0)보다 10점 이상 적다. 김주성이 중심을 이루고, 윤호영(27·1m97㎝)·로드 벤슨(27·2m7㎝)이 힘을 보탠다.

 김주성은 지난 2002년 프로에 진출한 뒤 경기당 15.7점, 6.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 득점은 12.8점이다. 그러나 경기당 블록슛 2.6개로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리바운드도 평균 6.4개다. 장신 선수로서는 드물게 평균 3.8개의 많은 어시스트로 이 부문 7위에 올라 있다. 팀 공헌도가 높다.

 김주성의 가치는 기록만 보아서는 제대로 알 수 없다. 그는 협력 수비가 뛰어나다. 동료가 일대일 수비에 실패하면 곧바로 도우러 달려간다. 소나무처럼 떡 하니 버티고 서서 상대 공격진을 가로막는다. 강동희 감독은 “역대 최고의 수비수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르고, 협력 수비도 열심히 뛰어든다”고 평가했다.

 김주성은 7년 연속 프로농구 최고 연봉자다. 그러나 자신보다 동료를 빛나게 하는 재능이 있다. 강 감독은 “로드 벤슨은 다른 팀에 가면 평범한 선수다. 김주성 덕분에 벤슨이 수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벤슨은) 행운아다”고 말했다. 윤호영도 “(김)주성이 형과 호흡이 잘 맞는다. 내가 뚫려도 형이 막아준다고 생각하니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동부는 올 시즌을 우승할 기회로 보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김주성이 FA 자격을 취득하고, 윤호영은 군에 입대한다. 김주성은 “수비는 완성 단계다. 이제 수비만 잘하는 팀이 아니라 공격도 잘하는 팀이 되기 위해 한발 더 뛰겠다. 체력 관리만 잘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형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