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미군 유해 발굴 6년 만에 재개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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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에서 2005년 이래 중단돼온 한국전 참전 실종미군의 유해 발굴 작업이 6년 만에 재개된다. 미국 국방부는 2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북한과의 회담에서 실종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내년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로버트 뉴베리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담당 부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북한 측과 18일부터 사흘간 유해 발굴 재개 협상을 해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유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곳은 평양에서 96㎞ 정도 떨어진 평양북도 은산과 함경북도 장진 지역이다. 6·25 전쟁 당시 이곳에선 2000여 명의 미 육군과 해병대 병사들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 측은 유해 발굴팀의 안전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사업인 만큼 핵 문제 등 다른 사안과는 연계하지 않은 채 별개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전 참전 실종미군의 유해 발굴과 송환 작업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활발히 이뤄졌으나 2005년 2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한 이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단됐다. 미 국방부는 한국전 당시 실종된 미군은 79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중 5500여 명이 북한 내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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