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졸업 유학생 깨어진 '벤처드림'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서 벤처기업의 꿈을 일구다 사업에 실패한 유학생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지난 8일 오후 5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5동 주공아파트 자신의 집 안방에서 미국의 명문 UC버클리 로스쿨을 휴학 중인 柳모(31) 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柳씨가 미국에서 인터넷 사업을 벌이다 실패한 뒤 빚 때문에 고민해 왔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柳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또 하나의 벤처신화에 도전하는 패기만만한 사업가였다.柳씨는 지난해 11월 유망 벤처기업과 기술.아이디어에 대해 창업지원을 해주는 IBM사로부터 1백만달러(약 11억원) 상당의 장비와 시설을 지원받는데 성공, 미국 실리콘 밸리에 교육정보를 제공해 주는 인터넷 벤처회사를 설립했다.

이승만(李承晩) 초대 대통령 연구의 권위자인 Y대 교수의 아들로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케네디스쿨 행정대학원 졸업에 이어 UC버클리의 로스쿨에 입학할 만큼 그에겐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러나 사업의 세계는 냉혹했다.계약이 연이어 불발, 자금난에 시달리게 됐다.이를 탈출하고자 친구.친지들로부터 빌린 돈도 순식간에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 를 넘어섰다.

柳씨의 아버지는 경찰에서 "아들이 최근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계약마저도 성사 직전 무산돼 매우 괴로워했다" 고 말했다.결국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지난 7일 귀국했던 柳씨는 다음날인 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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