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한솔엠닷컴 인수...통신시장 지각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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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가 확정됨에 따라 국내 통신시장은 지각변동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통의 한솔엠닷컴 인수로 국내 통신시장은 유.무선분야를 모두 포괄하는 거대 통신업제로 도약하는 한국통신-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 진영과 무선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SK텔레콤-신세기통신 진영, 그리고 다소 열세에 몰리고 있는 LG-데이콤 진영 등 `2강 1약''구도로 재편됐다.

이에따라 LG측은 현재의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로통신, 한전자회사인 파워콤 인수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한통, SK, LG의 3개 진영간의 IMT-2000사업권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시장 재편

한솔엠닷컴 인수가 이뤄지면 한국통신은 유선 전화시장에서 약 9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기존의 독보적인 위치에다 자회사로 이동전화분야에서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을 거느린 초대형 통신사업자로 거듭나게된다.

이에따라 국내 통신시장은 한국통신-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 SK텔레콤-신세기통신, LG-데이콤으로 재편되는 `2강 1약시대''로 접어들었다.

여기에다 대기업들간 치열한 지분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하나로통신과 한전 자회사인 파워콤의 경영권 향배, 연말께 결정되는 IMT-2000사업권 등은 통신시장의 3강 구도에 강력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의 가입자수는 5월말 현재 각각 500만명, 305만명으로, 두회사 가입자를 합치면 800만명을 넘고 있어 기업결합이 이뤄진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가입자 1천 4백만여명을 추격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물론 1천400만명과 800만명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지만 한국통신의 유선전화가입자 2천200만명을 감안하면 양측의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LG의 경우 이미 국제 및 시외전화사업자인 데이콤을 인수했기 때문에 무선과 유선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LG는 특히 한국통신과 한솔엠닷컴 인수전에서 물러났지만 통신시장에서의 열세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한전자회사인 파워콤과 하나로통신 경영권 인수에 적극 나설것으로 보여 역시 강력한 정보통신분야의 전업그룹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IMT-2000사업권의 경쟁

8일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1차 시안에는 IMT-2000 사업자수를 3개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 IMT-2000사업권에 도전하고 있는 곳은 한통-한통프리텔과 SK텔레콤-신세기통신, LG,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이 주도하는 `한국IMT-2000컨소시엄'' 등 4개 진영.

사업자 수가 3개로 확정될 경우 기존 이동전화사업자외에 신규사업자를 포함시키느냐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만일 정통부가 IMT-2000서비스를 이동전화의 진화로 보고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에게 사업권을 내줄 경우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자동으로 탈락, 한통, SK, LG에게 사업권이 부여되는 방향으로 싱겁게 결론이 날 수 있다.

안병엽 정통부장관은 "유럽 등 외국에서 차세대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서 신규사업자를 선정한 예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해 기존 이동전화사업자위주로 IMT-2000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그러나 3개의 티켓중 신규사업자를 포함시킬 경우 두장의 티켓을 놓고 한통, SK텔레콤,LG 등 3자간에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한통-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으로 전열을 재정비한 한통진영과 SK-텔레콤-신세기통신의 SK진영이 시장우위를 앞세우며 유리한 입장에서 서는 반면 LG측은 상대적으로 약세에 몰리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 파워콤 경영권 향배

한통, SK의 2강속에 약세를 극복하려는 LG측의 반격이 하나로통신과 파워콤 인수쪽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LG로서는 대외적으로 공기업인 한통이 민영화 되기도 전에 오히려 민간기업을인수하는 것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방침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공세를 펴는 한편 하나로통신의 지분확대와 파워콤 인수에 당위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LG측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하나로통신을 통해 파워콤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주요 대기업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그랜드 컨소시엄 형태인 하나로통신의경영권 향배는 LG화재가 지난 3월말부터 갑자기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대량 매입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LG화재는 공식적으로 LG그룹에서 분가해 그룹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 LG측주장이지만 지난해 데이콤을 인수할 당시에도 이미 확보된 우호지분을 십분 활용한`전과''가 있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LG의 하나로통신 지분은 공식적으로 13.8%로, 여기에다 LG화재가 구입한 것으로알려진 4%를 더하면 20%에 육박하고 있어 삼성(9.89%), 현대(8.74%), SK(8.03%) 등 3대 그룹의 지분을 크게 앞서고 있다. LG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두루넷 지분 5.28%매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를 인수할 경우 하나로통신은 LG로 사실상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파워콤은 기간통신사업자만을 대상으로 전용회선 임대와 종합유선방송의 케이블TV 전송망 사업을 벌이는 업체로 역시 통신업체들의 매력적인 인수대상이다. LG외에도 SK텔레콤(신세기통신), 두루넷, 온세통신, 하나로통신, 데이콤, 드림라인 등은 파워콤 지분참여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통부는 지난 7일 정보통신정책심의회를 열어 파워콤 민영화방침에 따라 한전의 파워콤 지분 66%를 매각시한을 6월말에서 연말로 늦춰주는 대신 완전민영화를 2002년에서 2001년으로 앞당기고 동일지분 제한 10%를 철폐하는 방안을 심의할예정이었으나 일단 보류시켰다. 따라서 통신업체들의 파워콤 경영권 인수전은 당분간 수면아래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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