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문제아' 로커 돌출행동 계속

중앙일보

입력

“주식 중개인 되겠다”

인종차별 망언과 기자협박사건을 계기로 지난 5일 마이너리그로 쫓겨났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마무리투수 존 로커가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한 채 돌출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로커는 7일 WKLS-FM 라디오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주식 중개인이 되겠다”고 밝혀 주위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야구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전직을 하겠다는 것.

로커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한 뉴스프로그램 앵커는 “주식중개인? 돈문제가 있어서 그런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명문구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마무리투수가 미국 최고의 코미디언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로커는 지난 6일부터 브레이브스의 마이너리그팀인 트리플A 리치몬드 브레이브스팀에 합류해야 하는 입장.

그러나 그는 마이너리그행 결정이 내려진 다음날인 6일 브레이브스구장 라커룸에 나타나 소지품을 모두 정리한 후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전에 먼저 에이전트와 상의하겠다”고 말한 후 모습을 감췄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로커가 이같은 돌출행동을 하는 배경에 대해 마이너리그행 자체가 그에게 명예손상 뿐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일부 언론에서는 “브레이브스가 오는 29일부터 7월2일까지 벌어지게 될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 시리즈에 로커를 보냈다가 큰 사고가 날 것을 우려해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물론 브레이브스구단측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이것은 곧 로커의 마이너리그 잔류가 20일 이상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그러나 마이너리그 잔류기간은 로커 입장에서는 사생결단을 낼만큼 중요하다.

올해 연봉이 29만달러인 로커는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올시즌이 끝난 후 연봉협상을 통해 다음 시즌 3백만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그의 마이너리그 잔류기간이 20일 이하일 때만 가능하다.

만약 마이너리그 잔류기간이 20일 이상으로 길어질 경우 구단측은 로커의 연봉을 30∼40만달러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리를 갖게 된다.

마이너리그에서 며칠을 보내느냐에 따라 수백만달러가 왔다갔다하는 상황.

그가 구단서 시키는대로 마이너리그로 순순히 내려가 있다가 메츠전 시리즈에 못나갈 경우, 재정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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