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2차 암 보험’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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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암(癌)은 전이와의 싸움이다. 수조 개의 암세포가 있는 암 덩어리를 수술로 도려내도 이미 일부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나가 몇 년 뒤 전혀 다른 부위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최근 암 보험 시장에서 새로운 격전지가 생겼다. 바로 이 전이성 2차 암 보장이다. 보험사들이 다양한 관련 상품들이 쏟아내고 있다. 기존 암 보험들은 암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만 일정한 금액을 보장해 주는 게 전부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상품들은 첫 번째 발생한 암뿐 아니라 두 번째 암에 대해서도 보장해 준다. <표 참조>


 하지만 전이성 2차 암에 대한 보장은 보험 계약 내용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전이를 인정해 주는 기간을 감안해야 한다. 대개 보험사들은 첫 번째 암 발생 이후 1년이 지나야 전이를 인정해 두 번째 보험금을 지급한다. 교보생명 송국현 과장은 “통상 첫 번째 암 발생 이후 1년 이내 재발한 암은 전이가 아니라 기존 암이 완치가 안 된 것으로 봐 2차 암 보장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부위와는 다른 부위에서 암이 발견돼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게 보통이다. 드물지만 동일 부위에 암이 재발해도 보장해주는 상품이 있다. 현대해상의 멀티플 암보험이다. 대신 이 상품은 두 번째 발생한 암에 대해 보험금을 타기 위해 필요한 전이기간이 다른 상품(통상 1년)보다 긴 2년이다.

 보장해 주는 2차 암의 범위도 봐야 한다. 일부 상품은 특수암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메트라이프생명의 ‘100세 플러스 종신암보험’은 보장하는 두 번째 암 보장이 일반암으로 넓다. 이 상품은 또 기존의 80세 만기 암보험과 달리 보장기간 제한 없이 평생 보장한다. 생명보험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이 상품의 독창성을 인정해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했다.

 암에 걸리고 난 뒤 2차 암에 대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는 상품도 나왔다. 흥국화재가 12일 출시한 ‘두 번 주는 암보험’이다. 우선 이 상품에 가입할 때 2차 암 보장 가입을 예약해야 한다. 이후 암을 진단받고 나서 2차 암에 대한 보험료를 납부하면 된다. 만일 2차 암에 대한 보장을 원치 않을 경우 취소할 수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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