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더 강력해진 가을 태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2011~2012 프로농구가 13일 오후 7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KCC와 SK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개막전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KCC의 전태풍(31·1m80㎝·사진)이다. 그의 겨울은 어느 때보다 뜨거워야 한다. 통합우승, 자유계약(FA), 그리고 국가대표라는 세 가지 목표가 전태풍을 닦아세울 것이다. KCC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그동안 KCC는 한번도 정규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하승진(26·2m21㎝)이 버티는 KCC의 골밑은 최강이다. 문제는 외곽. 강병현(26·1m93㎝)이 군에 입대했고 노장 추승균(37·1m90㎝)은 체력 부담이 있다. 그 부담을 고스란히 전태풍이 떠안았다.

 전태풍은 3점슛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여름 동안 슛 폼을 약간 손봤다. 그동안 왼쪽 귀 아래에서 슛을 던졌는데 공을 놓는 위치를 좀 더 위로 끌어올렸다. 전태풍은 “허재 감독님이 조언해 주셨다. 슛 타이밍이 좀 더 빨라졌고 정확성도 높아진 거 같다”고 했다. 허 감독도 “한국 농구에 완전히 적응한 (전)태풍이가 득점은 물론 포인트 가드로 팀의 리더 역할을 확실히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합 우승 타이틀은 전태풍에게도 꼭 필요하다. 한국농구연맹(KBL) 규정은 귀화 혼혈 선수가 세 시즌 이상 한 팀에서 뛸 수 없도록 했다. 전태풍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신분이 된다. 올 시즌에 잘해야 많은 연봉을 받고 다른 팀에 갈 수 있다. 전태풍은 “올 시즌 KCC에 통합 우승을 안긴 뒤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전태풍이 올 시즌을 기다린 또 하나의 이유는 태극마크다. 그는 29년 동안 미국인 토니 애킨스로 살았다. 전태풍으로 살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태극마크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승준(31·2m4㎝)과 문태종(36·1m98㎝)에게 밀려 아직 대표선수가 되지 못했다. 전태풍은 “실력으로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다. 지켜봐 달라”고 했다.

김종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