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지 "더러운 놈"vs 김윤희 "너무 속상해"…문제발단 협회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20)와 김윤희(20)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0일 신수지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전날 열린 제92회 전국체육대회 판정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글을 올려 네티즌의 관심을 받았다.

그녀가 쓴 "더러운 놈들아. 그딴 식으로 살지 마라. 이렇게 더럽게 굴어서 리듬체조가 발전을 못하는 거다"는 내용의 글은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네티즌들은 "도대체 전국체육대회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일이 벌어진거냐"며 당시 상황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날 신수지는 리듬체조 일반부에 출전해 101.255점으로 101.550점을 받은 김윤희에 뒤져 2위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펼쳐진 김윤희의 곤봉 연기 점수가 40분이나 늦게 발표됐고, 김윤희의 전광판 점수와 기록지 점수가 달랐던 것이다. 김윤희의 기록지 점수가 전광판에 게시된 것보다 0.295점 높았다. 신수지는 이런 점을 들어 판정 의혹을 제기했고 미니홈피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추측된다.

12일 대한체조협회는 "점수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수지의 주장을 일축했다. 소정호 협회 사무국장은 "심판들의 채점지를 재차 살핀 결과 채점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수지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기록지 점수가 전광판 점수보다 높았기 때문에 김윤희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 사무국장은 점수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신수지의 성적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이미 김윤희와 신수지의 순위는 정해졌으나 3위와 4위, 4위와 5위의 격차가 너무 커 채점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검토하다 보니 점수 발표가 30여 분간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되자 김윤희도 울컥했다. 김윤희는 갑작스런 판정 논란에 대해 11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마지막 무대를 좋게 끝내고 싶었는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지금 너무 속상해서 미칠 것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올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해왔는데…난 잘못한게 없는데…"라고 글을 남겼다. 트위터에도 "가운데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내 노력에 대한 비난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이제 그만…우리 사이 망가뜨리는 것 같다.

8년동안 가족처럼 지내왔던 게 한순간에 이렇게 되다니"라고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신수지와 김윤희는 평소 함께 찍은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릴 만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한편 네티즌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김윤희를 우승시키기 위한 점수 조작? 판정 과정이 정말 깨끗했는지 알고 싶다"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지 않고 공개적으로 글을 남긴 신수지도 경솔했다" "협회 측의 문제로 좋은 선수들이 망가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잘 했으니 서로를 믿었으면 좋겠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혜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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