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조회해도 등급 안 떨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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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회사원 유모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한 달 만에 신용등급이 5등급에서 7등급으로 떨어져서다. 한 달 전 H저축은행에 신용대출을 알아보면서 신용조회를 한 게 이유였다. 그는 “금리가 높아서 대출을 받지 않았는데도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건 너무 불합리하다”며 한국소비자원에 하소연했다.

 앞으로는 유모씨같이 억울하게 신용이 깎이는 일이 사라지게 된다. 금융회사가 신용등급을 조회해도 신용등급이나 평점에 영향을 주지 않는 쪽으로 평가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10만원 미만의 소액을 연체한 경우에도 신용평점이 깎이지 않는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는 이렇게 달라진 개인신용평가기준을 이달부터 적용한다고 11일 밝혔다.

고객들은 11일부터 크레딧뱅크 홈페이지(www.creditbank.co.kr)에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을 하면 1년에 3회까지는 무료 신용등급 확인이 가능하다.

기준이 바뀐 건 지난 4월 금융위원회의 지도에 따른 것이다. 과거엔 카드발급이나 대출을 위해 금융회사가 신용등급을 알아보거나, 5만원 이상을 연체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끼쳤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용조회 기록이 신용평점에 반영된 경우는 약 307만 명, 10만원 미만 연체 정보가 평점에 영향을 끼친 경우도 약 749만 명에 달한다.

 90일 미만의 연체정보가 신용등급에 반영되는 기간도 줄어든다. 기존엔 대출을 다 갚은 뒤에도 5년 동안 연체기록이 남았지만 앞으로는 3년 동안만 쓰인다. 우량정보 반영 비중도 커졌다.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고 카드 대금을 꼬박꼬박 잘 내면 신용등급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평가기준 변경으로 신용평점이 올라가면, 그중 일부는 신용등급이 상향될 수 있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올라도 대출금리에서 적잖은 혜택을 보게 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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