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노리면 ‘월지급 펀드’, 원금 지키려면 ‘즉시연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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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지급 펀드와 즉시연금 보험은 다달이 돈이 나오는 금융상품의 대표선수다. 즉시연금은 보수적 투자성향의 고연령층 자산가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한다. 월 지급 펀드는 40~50대의 호응을 기반으로 최근 급성장했다. 어느 쪽이 더 좋을까.

 월 지급 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특히 요즘처럼 운용수익이 마이너스일 때는 원금을 헐어야 한다.

일반적인 펀드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운용되지만,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매한가지다.

즉시연금은 공시이율이라 부르는 일종의 기준금리에 따라 수익이 쌓인다. 원금은 안전하고, 변동폭이 작아 안정성이 높다. 또 앞으로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 10년 이내 2.5%, 그 후 1.5%는 보장한다. 하지만 그만큼 수익률 자체가 낮다. 삼성생명의 경우 10월 공시이율은 4.9%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3%였다. 이걸로 먼 훗날의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다만 보험에는 10년 이상이면 비과세라는 경쟁력이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에 해당하는 자산가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수수료에 해당하는 ‘사업비’ 등을 떼도 이달 1억원을 맡기면 다음 달에 이자만 월 35만원을 받는다. 연 환산 수익률 4.2%, 세금을 안 내니 은행 정기예금보다 낫다.

 노후자금 용도지만 혹시 깨서 쓸 수도 있는 여지를 남기려면 월지급식 펀드가 좋다. 약간의 수수료를 내고 환매하면 된다. 즉시연금은 대부분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다. 또 펀드는 매달 받을 액수를 맘대로 정할 수 있다. 대신 운용성과와 관계없이 같은 금액을 받으니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해 운용 수익이 날 때만 월 지급금이 나오게끔 하는 상품도 있다.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현금 들어오는 맛’이라는 월지급식의 매력이 반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즉시연금은 매달 받을 돈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다만 수령 방식을 사망할 때까지 매달 연금을 받는 종신형, 이자만 받다가 사망 후 가족에게 원금을 상속하는 상속형 등으로 선택 가능하다. 국민은행 방배센터 박승호 PB는 “절대적으로 뛰어난 상품이 있다기보다는 각자 ‘내 몸에 맞는 옷’을 고르면 된다”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지 여부, 원금 손실 가능성, 기간, 연금 방식 등을 따져보고 자신의 성향에 맞춰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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