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서울시장 보선 D-15] 정체성 검증 1 대 1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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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에서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것 외에 ‘1대1’로 토론 대결을 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토론 첫 머리에 천안함 폭침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을 따지며 ‘정체성 검증’을 시도했다.

 ▶나 후보=박 후보 인터넷 홈페이지에 천안함과 관련해 ‘합리적 의심’이 간다는 글이 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가, 안 믿는가.

 ▶박 후보=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정부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왜 정부가 신뢰를 잃었는지 성찰해야 한다. 정부가 소통을 못했기 때문이다.

 ▶나 후보=참여연대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유엔에) 서신을 보냈다. 지금 박 후보 캠프에는 상당수 참여연대 출신이 들어와 있지 않나.

 ▶박 후보=그런 주장은 좀 억지다. 내가 참여연대를 떠난 지 10년이 지났다. 저의 안보관은 굉장히 투철하다.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러나 이념의 시대는 갔다. 북한은 잘 관리하고 평화를 구축해야 할 상대다.

 박 후보는 ‘이명박·오세훈 서울시정 10년 심판론’으로 나 후보를 압박했다.

 ▶박 후보=시민들이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대권행정, 전시행정에 대한 불만이 컸다. 지난 10년을 심판받아야 한다.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나 후보=저도 반성하고 바꿔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변화를 과연 누가 책임 있게 가져갈 수 있겠느냐. 시장은 갈등을 조정하는 사람이다. 좀 더 책임 있는 정치를 했던 사람이 갈등을 조장하는 시민단체 출신 사람보다 낫지 않나 생각한다.

 이어 나 후보는 한진중공업 해고자 복직을 위한 ‘희망버스’ 시위대 문제를 꺼내 반격을 시도했다.

 ▶나 후보=희망버스 시위대 때문에 부산 시민들이 불편해 했다. 서울광장에서 불법집회가 벌어지면 어쩔 텐가.

 ▶박 후보=서울광장은 열린 광장이다. 휴식도 할 수 있고, 주장도 할 수 있고, 데이트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 후보=(박 후보의) 불법집회에 대한 원칙이 애매한 것 같다.

 ▶박 후보=광장은 정치논리에 따라 운영돼 왔다. 집회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 후보=박 후보는 책을 많이 썼다. 2000년에 『악법은 법이 아니다』는 책을 냈다. 박 후보가 16대 총선 때 벌인 낙천·낙선 운동은 불법이었다.

 ▶박 후보=40권 넘게 썼는데 옛날 책만 본 것 같다.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사실이지만 헌법에 맞는 것이다. 늘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생각한다. 당시 흑백 분리 정책이 있었다. 마틴 루서 킹은 법으로 입장이 금지된 식당에 들어가고, 버스를 탔다가 그럼으로써 구속됐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다. 시민운동가로서 그런 제도에 대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후보는 구조개선 공사가 한창인 양화대교 문제를 놓고도 대립했다.

 ▶나 후보=박 후보가 양화대교 공사를 중단하고 추가 투입될 100억원을 아껴 ‘전시행정의 상징’으로 남기겠다고 했다. 깜짝 놀랐다. 양화대교는 공사가 80%가 끝났는데, 다리를 흉물스럽게 남겨두자는 게 서울시장 후보가 할 소린가.

 ▶박 후보=양화대교 사업은 한강 운하 사업을 위한 것이다. 감사원에서도 공사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100억원이 적은 돈인가. 단지 다리를 예쁘게 보이게 하기 위해 100억원을 더 내야 하나. 시민들 판단에 맡기겠다.

양원보·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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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63년

[現] 법무법인산하 고문변호사

19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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