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사전트·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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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트(左), 심스(右)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201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토머스 사전트(68) 미국 뉴욕대 교수와 크리스토퍼 심스(6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수상자들은 세금·금리 정책 등의 변화가 국내총생산(GDP) 같은 거시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공로가 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금융위기로 정부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 요즘 정부 정책의 효과를 분석한 두 사람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

심스 교수는 스웨덴왕립과학협회가 마련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콘퍼런스 콜)에서 “사전트 교수와 내가 개발하고 사용한 방법은 현재의 경제적 혼란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트와 심스 교수는 경제 정책이 일으키는 실제적인 효과를 분석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대 이지순(경제학) 교수는 “엄밀한 계량경제 모델을 바탕으로 거시경제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학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사전트 교수는 정부 정책이 애초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세금을 깎아주지만 시민들은 나중에 세금을 추가로 걷을 상황에 대비해 이를 쓰지 않고 저축하는 식이다. 심스 교수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갑자기 바꾸거나 시장이 예상했던 대로 변경했을 때 물가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등을 살폈다.

 사전트 교수 등이 노벨상을 받는 데 대해 경제학계는 “거시 경제학의 역할을 다시금 강조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심스 교수의 제자였던 심상달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이들은 얽히고설킨 복잡한 경제 구조 안에서 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요즘처럼 경제가 혼돈에 빠진 시기에 두 사람이 상을 받은 것은 경제학계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두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만 스웨덴 크로네(약 8억6500만원)씩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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