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산 도시락밥 일본에 수출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 햄버거가 있다면 일본에는 도시락이 있다. 그럼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생산된 도시락밥이 원조국 일본에 수출된다.

2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최대 천연쌀 생산업체인 룬드버그 가족농장(LFF,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 북부 치코 소재)은 내년부터 일본 최대 철도회사인 동일본철도(EJR:East Japan Railway Co.)의 초고속열차와 통근고속철승객에게 도시락밥을 공급키로 했다.

EJR 계열사인 `NRE 월드 벤토'는 일단 내년 4월까지 도쿄에서 현재 550엔(미화 약 5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도시락밥을 하루 1만개씩 선적해줄 것을 희망하고있다.

EJR 이용승객은 1천700만명으로 LFF가 이들에게 도시락밥을 제공할 경우 그양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에서 판매되는 햄버거나 도시락은하루 6백여만개 정도다.

캘리포니아산 도시락밥이 일본에 수출되기까지에는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일본에서는 지난 96년 이콜라이(E. Coli) 박테리아에 의한 집단식중독사태와 최근 국내 생산식품의 발암물질 다이옥신 다량 함유 발표 등으로 자연식품에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NRE는 일본에서 자연식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5천마일 떨어진 캘리포니아에서 도시락밥을 도쿄로 선적하는 게 비용이 절감되고 수익이 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3천200에이커의 대규모 농장을 갖고 있는 LFF는 화확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쌀 등 자연식품을 일본에 대량 수출할 수 기회를 고대해왔다.

서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두 회사를 연결한 것은 일본계 론 하타미야캘리포니아 주무역장관이었다. 하타미야 장관은 "이런 아이디어는 캘리포니아가 직접 생산.가공.포장한 상품을 가장 돈이 되는 외국시장에 팔 수 있는 길을 열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유기농업이 미국에 비해 10년간 뒤져 있고 일본내 자연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유기농산물 수출전망은 매우 밝다. 그러나 수입쌀에 대한 일본의 통관절차와 쌀에 대한 일본 국민의 입맛이 까다롭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LFF는 일본 쌀의 변종을 심고 질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극저온 기술을 개발하는 등 도시락밥의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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