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차야 핀카엡
“태권도를 소재로 ‘옹박’ 스타일의 액션영화를 만들어보자는 한국 제작자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습니다. ‘옹박’이 그랬던 것처럼 액션영화가 진일보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더 킥’의 연출을 맡은 프라차야 핀카엡(49)감독. 태국 전통무술 무에타이를 소재로 한 액션물 ‘옹박: 무에타이의 후예’(2003)의 연출자다. 8일 부산 노보텔에서 만난 그는 “태권도나 무에타이 둘 다 멋진 무예지만, 실제론 전혀 할 줄 모른다”라며 웃었다.
‘더 킥’은 태국에 사는 한국인 가족이 주인공. 아버지(조재현), 어머니(예지원), 아이들(나태주·태미) 모두 태권도 유단자인 ‘태권가족’이다. 아버지 문 사범이 태국 왕조의 비검(秘劍)을 악당들로부터 되찾게 되면서 이들 가족은 소동에 휘말린다.
“태국에선 한류 덕분에 신세대들에게 태권도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부유층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호신용으로 배우게 합니다. ”
그는 “무에타이는 몸의 9군데 관절을 사용하는데 비해 태권도는 발차기와 몸 회전 위주”라며 “단순해 보이면서도 역동적인 태권도만의 특징을 액션으로 보여주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합작영화인 만큼 양국 문화 교류에도 신경을 썼다고 했다.
“태국에 사는 한국인 가족이 주인공이 된 것도 한국 관객을 염두에 둔 설정입니다. 한국 사람과 태국 사람이 각자의 언어로도 대화가 가능한 장면도 나옵니다. 한국 관객에게 태국의 명소를 보여줘 태국의 새로운 모습에 눈뜨게 하는 것도 목표였습니다. 한국인이 이 영화를 보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갖길 바랍니다.”
부산=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