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걸쳐 직접 만든 캠핑카, 버튼 누르니 갑자기 차 지붕이 열리면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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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캠핑카의 평소 모습(위), 유압펌프를 이용해 지붕을 확장시키면 2층이 생긴다.(아래) [사진=쿠마다 블로그]

누구나 한번쯤은 나만의 캠핑카를 몰고 여행을 다니는 꿈을 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억대에 이르는 비싼 캠핑카를 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저렴하다는 중고 캠핑카도 5000만~7000만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젊은이 3명이 여행을 다니기 위해 직접 캠핑카를 제작해 눈길을 끈다. 2001년 고등학교 동창생인 쿠마다씨와 그의 친구들은 333일간 일본 전국 일주를 했다. 그들은 이 여행을 위해 직접 캠핑카를 만들었는데 제작 기간만 무려 2년 2개월이 소요됐다. 하루 작업 시간은 8시간이었다.

이들은 낡은 트럭을 개조해 캠핑카로 탈바꿈시켰다. 대충 어설프게 캠핑카 흉내나 낸 수준이 아니다. 일반 캠핑카보다 훨씬 개성있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캠핑카를 만들었다.

주방과 욕실에 구비된 반신욕 욕조(위), 접이식 마루와 2층 안방(아래) [사진=쿠마다 블로그]

여행 기간이 약 1년의 긴 여정인 만큼 이들은 캠핑카를 최대한 집처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주방은 일반 가정집의 모습과 흡사하다. 전기밥솥도 집에서 쓰는 것을 그대로 들고 왔다. 욕실엔 샤워시설 뿐 아니라 반신욕이 가능한 욕조까지 구비됐다. 바로 옆에는 넓은 창문이 있어 마치 야외 온천을 즐기는 기분이라고 한다. 출입구 외에 베란다처럼 넓은 문을 따로 만들었다. 여기에는 접이식 마루도 있어 일반 주택과 차이를 못느낄 정도다.

이 캠핑카의 진짜 비밀은 따로 있다. 유압 펌프를 이용해 지붕을 확장시켜 2층을 만들어낸다. 컨트롤러를 작동하면 마치 뚜껑이 열리듯이 차체 일부가 움직이면서 2층이 생긴다. 일본 전통의 다다미방 스타일로 꾸며진 이 곳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안방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차체가 크고 무거워 운전할 때의 불안정한 것은 여행 중에도 몇 번의 보강 작업을 거쳤다고 한다.

이 엄청난 캠핑카를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무려 350만엔(약 5400만원). 차라리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캠핑카를 구입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들은 블로그를 통해 "소중한 옛 친구들과 1년간의 긴 여행을 가는데 우리만의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혜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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