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리니지' 적합 판정

중앙일보

입력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25일 오후 회의를 열어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대한 청소년 유해성 여부에 대해 심사를 벌였으나 최초 심의당시보다 폭력적으로 변화된 것이 없다고 보고 적합판정을 내렸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그러나 게임속에서 적을 죽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인 PK(Player Killer)행위는 게임의 고유기능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변칙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고 PK 행위자에 대한 이용제한을 강화하는 등 불이익을 증가시키라고 주의를촉구했다.

아울러 아이템(무기 등)과 계정 등을 사고 파는 것도 리니지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 게임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을 촉구키로 했다.

또한 리니지 게임을 통해 아이템이나 계정을 사고 파는 행위를 없앨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변경하거나 캠페인 활동을 통해 교육홍보를 강화하도록 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민간자율기구인 정보통신윤리위는 이와함께 온라인 게임이 사회적으로 보편화됨에 따라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위원회 자체적으로도 온라인 게임 건전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정보통신윤리위는 이에 앞서 지난 98년 7월 리니지 게임에 대해 적합판정을 내렸으나 최근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청소년유해환경 신고를 하고, 지나치게 폭력적이고게임에 등장하는 무기를 구입하기 위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이날 재심의를 벌이게 됐다.

리니지 게임은 동시게임이 가능한 접속자 수가 4만4천명이고 서비스 시작 이후현재 200만명이 이용했으며 일일 평균 접속자는 15만명 정도이다. 이용자 연령은 10대가 전체 이용자의 53.5%인 127만명으로 가장 많고 20대는 78만명(전체의 33%)으로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 게임을 개발한 NC소프트는 99년 200억원대로 성장한 한국의 온라인 게임시장을 대표하는 `신화''처럼 평가되고 있으며 게임업체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될 예정이었으나 폭력성 유해 논란으로 정보통신 윤리위원회의 재심의를 받게됨에 따라 코스닥 상장이 일단 중지된 상태이다.

한편 정보통신윤리위의 이날 판정에 대해 NC소프트 김택진 사장은 "이번 판정결과는 향후 국내 게임산업 보호와 육성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다"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사장은 "이일을 계기로 올바른 인터넷과 게임문화 정착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긴밀히 공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NC소프트의 코스닥 등록이 지연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관련업체의 목소리도 높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는 온라인 게임업체 대표는 "게임개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상상력을 제한하는 사건"이라며 "기술적인 면에서만 온라인 인프라를 강조하지 말고 정신적인 면, 제도적인 면에서도 온라인화가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으로 코스닥이나 제3시장에 등록하려는 게임업체들은 ''자기검열''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게임종합지원센터의 엄윤상대리는 "게임자체의 유해성논란이라면 몰라도 오프라인사의 문제점까지 거론한다면 게임산업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 게임회사들이 음란물 차단 등 네트워크상의 문제점 개선에 선구자적 역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C소프트는 이날 결정으로 26일 금융감독위원회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다음달 2일 투자설명회를 갖고 13일께 공모주 청약을 받아 오는 7월 4일 매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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