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어 글쓰기 대회(IEWC) 고등부 대상 받은 윤혜미양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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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과 다작, 탄탄한 개요가 윤혜미양의 영어 글쓰기 비결이다. [최명헌 기자]

윤혜미(한국외국어대 부속 용인외고 2)양은 학교에서 영어 문학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6월 연세대와 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한 ‘국제 영어 글쓰기 대회(IEWC)’에서는 고등부 대상을 차지했다. 얼핏 ‘해외파겠지’라고 짐작할 법하지만 해외 유학 경험이라고는 없는 ‘토종’이다.

윤양은 비결로 ‘다독(多讀)’을 꼽았다. “글을 잘 쓰려면 한국어든 영어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양의 부모는 윤양이 어렸을 때 영어 동화책을 꾸준히 읽어줬다. 책 읽는 게 익숙해지자 중2 때까지 한국어와 영어 책을 가리지 않고 하루 3권씩 읽었다. “글 쓰는 기술을 배우기 전에 일단 머릿속에 글감을 충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윤양은 “그래야 남들과 다른 글, 독창적인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엔 메모장을 항상 갖고 다니며 책을 읽을 때마다 인상 깊은 구절이나 영어 표현을 적어 넣고 글을 쓸 때 활용한다.

영어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좋아하는 분야 가운데 수준에 맞는 책부터 읽으면 한결 재미있게 독서를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리포터』 같은 판타지로 본격적인 영어 독서를 시작한 윤양은 이제 여러 장르의 책을 두루 읽는다. 텍스트 읽기에 익숙해지면 다양한 분야로 자신의 관심을 확장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어의 문어체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글을 구성할 때는 “국어시간에 배운 글쓰기 기본 원칙에 충실하라”고 강조했다. 윤양은 “국어 교과 가운데 ‘쓰기’ 단원에서 배웠던 방법을 떠올리라”며 “글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방법은 한국어 글쓰기와 영어 글쓰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글을 쓸 때 서론-본론1-본론2-본론3-결론의 5개 문단으로 깔끔하게 구성하려고 노력한다. 글에서 쓰고자 하는 주장(argument)을 서론에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 하는 논거들을 본론에 차례로 배치하고 결론으로 글을 정리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시간에 배워 온 내용과 다르지 않다.

윤양은 “글을 쓰기 전에 개요를 최대한 자세히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단 펜을 잡고 글을 쓰기 시작하려는 친구들이 많다”며 “개요를 완벽하게 짜지 않으면 글을 쓰는 도중에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방향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라고 귀띔했다.

 글 쓰는 기회를 자주 만든 것도 영어 글쓰기 실력을 키웠다. ‘1주일에 영어 글 2편 이상은 쓰겠다’는 규칙을 정해 과제 없이도 혼자 영어 에세이나 짤막한 소설을 썼다. 지금은 교내 영어 문학신문 편집장을 맡아 팀원들과 한 학기 동안 쓴 단편 소설과 에세이를 모아 신문으로 펴낸다.

에세이를 쓰면 친구들과 돌려본 뒤 무기명으로 ‘신랄한’ 첨삭을 해주는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친구들이 첨삭해준 내용 대부분은 기본적인 문법이었다”는 윤양은 “기본적인 문법만 지켜도 좋은 글이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복수·단수 정확히 하기’ ‘정관사·부관사 사용’ ‘There are·is 의 선택’ 등 흔히 범하는 사소한 실수에만 신경을 써도 훨씬 좋은 점수를 받는 글이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IEWC같은 글쓰기 대회에 많이 나가볼 것”을 권했다. “글을 써볼 기회가 될 뿐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실력도 점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설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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