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칸첸중가] 엄홍길대장, 정상정복후 무사히 하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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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조인스닷컴이 공동후원하고 파고다외국어학원과 코오롱스포츠가 공동협찬하는 한국 칸첸중가원정대의 엄홍길대장과 박무택대원이 19일 오전 6시20분(이하 네팔시각·한국시각 오전 9시35분) 세계 제3위봉 칸첸중가 정상을 밟고 이틀간의 악전고투 끝에 20일 오후 1시경 무사히 베이스캠프로 하산했다.

이틀간 거의 음식을 먹지 못한 상황에서 정신력으로 버티며 내려온 엄대장과 받대원은 현재 베이스 캠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18일 당시 등반상황에 대해 엄대장은 “이제까지 경험했던 히말라야의 그 어떠한 등반보다 무척 힘들었습니다.비박을 결정했을 때는 ‘내가 살아서 못돌아갈 수 있겠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인도팀이 너무 천천히 운행한데다 캠프Ⅳ에서 개스버너가 완정히 작동이 안되는 바람에 식사도 못하고 물통에 물도 꽉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등반을 하는 바람에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셀파의 도움없이 무산소로 비박한 후에 다음날 새벽에 등정한 엄대장과 박대원의 등반은 히말라야 등반사상 손가락안에 꼽힐 정도로 난이도 높은 등반행위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20일 오후 3시45분에는 인도팀의 대원1명과 셀파 2명이 정상에 올라 한국팀이 파묻은 태극기를 갖고 하산해 인도팀은 축제분위기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인도팀은 지난 1988년 대규모 원정대를 이곳으로 보내 등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으며 이번 등정이 네팔쪽에서는 인도 최초의 등정성공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곳 칸첸중가 남면 베이스캠프는 파장 분위기.한국팀을 비롯해 등정에 성공한 영국(23일)·인도(26일)는 물론 스위스팀(27일)도 차례로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한국 원정대는 56일간의 고산생활을 마감하고 23일 헬기편으로 카트만두로 철수,이달말경 귀국할 예정이다.

산악인 토니 하벨러는 “죽음·암흑과 인생찬가가 산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등을 대며 달리고 있다.그 사이 좁은 길이 지나가며 갸날픈 줄을 타고 알피니스트들이 행동한다.”며 목숨을 담보로 무상(無償)의 행위를 펼치는 산악인들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13번째 8천m를 오른 엄대장의 마음은 14좌 완등을 위해 벌써 파키스탄의 K2로 향하고 있다.등반을 통해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이 시대의 철인’ 엄홍길대장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찬 성원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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