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섹스' 규제대상인가 문화현상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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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주요 검색 엔진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는 단어는? 정답은 '섹스(sex)'다.인터넷에서 얼마나 난무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99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빈도 높은 검색어엔 '섹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알타비스타나 야후·까치네에는 누드·에로틱·야설·포르노·플레이보이 등 음란한 사이트로 옮겨 가려는 의도를 가진 단어들이 10위권 내를 가득 채우고 있다.

18일 연세대 언론연구소가 언론홍보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청소년보호위원회 후원으로 개최하는 '인터넷 음란물과 표현의 자유' 학술세미나는 이런 인터넷 음란물을 규제하는 동시에 표현의 자유도 보장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

'인터넷 포르노그라피 자율규제의 현황과 전망'을 진단하는 성교수는 인터넷에서 포르노그라피의 유통이 만연하고 있는 까닭은 합리적인 규제 이유를 만들기 보다 '무조건 규제하자'란 방식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차단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됐지만 그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아 강제 규제도 불가능한 상태.따라서 그는 "인터넷 이용자의 자발적 노력과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윤태진 단국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의 입장은 다르다. "포르노그라피는 사회상의 반영이다. 이미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문화적 현상인 만큼 이를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게 그의 견해. 그는 이번 발표에서 인터넷 포르노그라피물(物)의 내용과 이용자 그리고 사회적 담론 등을 분석해 인터넷 포르노그라피가 무엇인가를 보여줄 예정이다.

서정우 연세대 언론연구소(신방과 교수)소장은 "인터넷 음란물은 법적·경제적·교육적 관점에서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면 이번 세미나는 그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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