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자지도 국내 연구진에 투자·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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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배운 '원칙' 에 입각한 선진국형 경영기법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그룹 임직원 마케팅 워크샵을 주관하고 일시 귀국한 장정훈(張正訓.52)존슨앤존슨 제약부문 아시아.태평양 국제부총재. 그는 한국.중국.인도.호주.뉴질랜드 등 13개국을 총괄하는 총책임자다.

각국의 사장을 뽑고 이들의 능력을 개발, 경영성과를 높이는 것이 그의 주된 업무. 1994년부터 매출신장 3배를 이룩한 중국의 예에서 보듯 그는 아.태지역 총책임자로 경영 신화를 계속 쌓아가고 있다.

인간유전자지도 완성을 앞두고 제약기업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짐에 따라 그의 발길도 더욱 바빠졌다.

그는 "초기단계지만 독창적인 연구개발을 하는 팀을 발견하면 언제라도 공동개발을 추진할 것" 이라고 밝힌다.

하나의 신약이 제품으로 출시될 때까지 투자비는 평균 4억달러선. 따라서 국내에선 이런 투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는 "초기 연구단계 투자는 몇억원에 불과해 국내 과학자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협력이 가능하다" 고 말한다.

존슨앤존슨은 유아용품 생산업체로 알려졌지만 사실 제약분야가 전체 매출의 3분의2를 차지한다.

현재 그가 업무보고를 해야하는 상사는 그룹내 최고경영자(CEO)한명 뿐. 그래서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그는 신화적인 인물로 통한다.

1969년 서울대약대를 졸업하고 1976년 이과생으로는 드물게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MBA를 공부했다.

그가 존슨앤존슨 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은 82년 그의 나이 34세 때. 그룹 소속 제약회사 중 하나인 얀센의 한국 사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사장이 된 후 85년부터 한국얀센은 IMF체제를 제외한 현재까지 매년 매출액 20%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한국사장이 된 후 일체의 접대를 없애는 대신 홍보비의 거의 전액을 외국의 유명석학 초청 강연.의학회 주최.임상연구 등에 투자했다.

"학문적 연구에 목말라 있던 국내 의학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었다" 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업무보고를 받다보면 경영의 장.단점이 한눈에 보인다" 는 그는 "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대화를 통해 찾는 방법으로 각국의 사장단을 이끌고 있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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