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상승률 2분기 연속 생산성 앞질러

중앙일보

입력

제조업의 임금상승률이 지난해 3.4분기에 이어 4.4분기에도 노동생산성을 앞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9년 4.4분기 제조업 시간당명목임금 상승률은 5.9%로노동생산성 증가율(제조업 불변 국내총생산(GDP)÷(취업자수×근로시간)) 5.6%보다 높았다.

제조업 시간당명목임금 상승률은 작년 1.4분기 마이너스 1.3%에서 2.4분기 4.7%,3.4분기 11.5%로 급격히 커졌다. 반면 노동생산성은 작년 1.4분기 7.3%, 2.4분기 9.9%, 3.4분기 11.2%로 높아지기는 했으나 상승세가 완만해 3.4분기에는 임금상승률을 밑돌게 됐다.

연간으로 볼 때도 명목임금 상승률은 98년 0.5%에서 99년 5.7%로 높아진 반면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0.5%에서 9.1%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산출물 1단위 생산에 드는 노동비용을 의미하는 단위노동비용(시간당명목임금÷노동생산성)은 99년 1.4분기 마이너스 8.1%, 2.4분기 마이너스 4.7%에서3.4분기에는 0.3%의 플러스로 돌아선 후 4.4분기에도 같은 증가율이 유지됐다.

작년 연간 전체의 단위노동비용은 3.1%의 감소세를 기록해 97년 마이너스 5.7%,98년 마이너스 9%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다.

단위노동비용이 늘어나면 기업의 원가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는 물가상승을초래하게 된다. 또 결국에는 고임금→고물가→고임금의 악순환을 가져오고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경기를 위축시킴으로써 실업자를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단위노동비용이 늘어나게 된 것은 제조업 부가가치의 대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노동투입 확대로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전년에 비해다소 둔화된 반면 임금상승폭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도 생산성을 앞지르는 임금인상이 물가불안의 최대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비용상승요인이 본격적인 인플레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근본적으로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임선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